"심야휴업 불이익 없다"…편의점 본사 돌연 입장선회
"심야휴업 불이익 없다"…편의점 본사 돌연 입장선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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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남라다기자] 편의점 업계가 가맹점주가 심야영업을 하지 않더라고 기존 지원금을 주기로 결정했다. 당초 편의점 업체들이 심야휴업 점포에 대해 '지원금을 차등 지급하겠다'고 압박해 왔던 터라, 갑작스런 입장 선회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편의점 본사 "심야휴업 불이익 없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CU, 미니스톱, 세븐일레븐은 가맹점주가 심야영업을 하지 않더라도 일체의 불이익을 주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씨유(CU)는 애초 기존 점주들을 대상으로 24시간 영업을 전제로 제공해오던 전기료 50% 지원 중단하려 했던 것을 뒤엎고 심야휴업 점포에도 그대로 적용하기로 했다.

미니스톱도 지난 21일 점주는 매출이 적은 새벽시간 등에 장사를 하지 않더라도 24시간 영업을 하는 점주와 같은 수익 배분율(85%)을 보장받으며, 월 500만원의 최저수입 보전제 혜택도 받게 된다.

또한 세븐일레븐은 심야영업 중단에 대한 지원금 축소 등의 불이익은 없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심야 영업을 신청한 점주들에게도 전기료 50%를 계속 지원한다. 다만 심야 영업을 하는 점포에 한정해서 지원해 오던 심야 특별 인건비 지원은 중단하기로 했다.

앞서 지난 14일 오전 1시~6시간대인 심야영업 강제금지를 골자로 한 '가맹사업법 개정 시행령'이 시행되자 편의점 본사들은 심야휴업 점포에 대해서는 기존 지원금을 중단하겠다는 밝혔다. 그 후 1주일도 안돼 입장을 180도 바꾼 셈이다.

편의점 가맹사업의 경우 가맹점포의 영업시간이 줄어들수록 본사의 수익률도 감소하는 구조여서 이번 결정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정부 압박과 상생역행 여론 부담?

이같은 편의점 본사들의 입장 선회는 상생에 역행한다는 비판 여론에 부딪힐까 염려한 데 따른 조치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그간 전국편의점가맹점주협의회 측은 편의점 본사가 심야영업 단축을 하지 못하도록 지원금을 축소 또는 중단하는 등 영업을 강제하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크게 반발했다. 갑 횡포 논란으로 상생하겠다고 나선 본사들이 또 다시 경제민주화 흐름을 역행하고 있다는 비난이었다.

한 업체 관계자는 "가맹점주들이 지원금 중단에 대해 반발이 심했다. 지난해 갑 횡포와 관련해서 반대 여론에 부딪힌 선례가 있는 만큼 점주들과 상생하는 차원에서 협상을 진행했다"며 "협상을 통해 더이상 심야휴업에 따른 불이익을 주지 않기로 합의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한해 편의점 업계는 기대수익에 대한 허위 광고와 과도한 로열티 등으로 본사와 갈등을 빚던 가맹점주의 잇단 자살로 갑 횡포 논란이 끊임없이 일어 반대 여론에 부딪힌 바 있다.

특히 주무부처인 공정위의 압박이 통했다는 의견도 나온다. 공정위가 기존에 24시간 영업을 조건으로 제공하지 않던 지원금을 중단할 경우에는 제재를 하겠다고 엄포를 놓고 불이익 여부에 대해 조사를 벌였다.

조사 과정도 편의점 본사를 공포에 떨게 했다. 공정위는 가맹사업법 위반에 대해 전반적으로 살펴볼 수 있다는 의사를 내비친 상황인 데다, 발렌타인 데이에 초콜릿 밀어내기 조사도 이뤄졌다. 때문에 편의점 본사 측으로서는 공정위에 자칫 미운 털이라도 박힌다면 조사 강도가 높아질 수도 있다는 위기감도 불이익 중단을 선언한 배경으로 지목되고 있다. 공정위 조사와 맞물려 편의점 업체들이 연달아 대책을 내놓은 탓에 이같은 해석에 힘이 실리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공정위가 실제로 전기세 지원을 중단하지 말고 영업중단 시간에 따라 지원금 비율을 정하라고 주문한 것으로 안다"면서 "공정위가 조사를 나간 시기와 편의점 업체들이 입장을 선회한 시기가 맞물리는 것을 봐도 공정위 압박이 통했다고 볼 수 있다"고 언급했다.

심지어 공정위는 시행령 발효 당일에는 편의점 본사 고위임원을 불러 "공정위로부터 심야 영업 중단을 이유로 가맹점에 불이익을 줄 경우 가맹사업법에 위반돼 제재대상이 될 수 있다고 들었다"고 강조한 바 있다.

한편, GS25는 다른 업체들과 달리, 심야 영업 중단에 대한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 GS25 측은 24시간 영엽을 할 경우 전기료 50%와 장려금을 지원해 왔으나, 심야휴업 점포에 대해서는 지원 중단하기로 했다.

이에, 가맹점주들이 반발하면서 양 측이 협상을 벌여왔지만 전기세 지원에 대해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GS25는 명확하게 계약서에 명시돼 있는 데다, 가맹점주에 그동안 설명을 했다는 입장이다. GS25와 점주들은 다음달 8일 이와 관련한 협상을 다시 갖고 타협점을 찾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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