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잇딴 코드인사 후유증 '몸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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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국민銀 임원인사 잡음 심화


우리銀, 출신별 알력 다툼 양상도

 
시중은행들이 연초 인사철을 맞아 최고경영진에 의한 코드인사 논란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특히 일부 은행에서는 경영진간 알력다툼으로 예고된 임원인사가 잠정 보류되는 등 인사잡음이 심화되고 있다.

8일 은행권에 따르면, 국민, 우리, 하나 은행 등은 최근 단행한 임원인사를 두고 경영진과 직원간 갈등이 첨예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자질과 실적이라는 인사 기본원칙을 무시한 채 CEO 입맛에 맞는 코드인사가 만연하고 있다는 지적이 확산되고 있다.

하나은행은 지난 1일 임원인사를 통해 김진성, 김준호, 김종준, 조병제 씨 등 4명의 부행장보를 부행장으로 승진·발령했다. 또 부행장보 7명과 본부장 8명 등 대대적인 임원승진인사를 단행했다. 이 과정에서 유임이나 승진이 거론되던 심희원 부행장(PB)이나 이장규 부행장보(인사 및 지원본부) 등은 배제됐다.

은행 내부에서는 이번 인사과정에서 김승유 하나지주 회장이나 김종렬 행장 등 핵심 관계자들의 입김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최고경영진의 학연과 친분에 따른 코드인사에 의해 임원승진이나 재신임이 단행됐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실제로 김진성 가계영업그룹대표는 최근 금감원으로부터 주의적 경고를 받은 김승유 회장의 주식불공정거래 과정에 깊이 관여한 인물로 김 회장의 측근으로 분류된다.

또 김준호 영남사업본부 대표는 김종렬 행장의 고교 후배로 리스크관리 본부장을 거치는 등 김 행장 취임 후부터 두터운 신임을 받아 왔다.    

그러나 승진인사 대상으로 분류되던 이장규 부행장보는 이번 인사에서 배제됐다. 이 부행장보는 그동안 인사관리를 담당하며 내부진통을 겪어오던 직무성과급 문제를 해결하고, 노조통합을 이끌어내는 등 노사간 가교역할을 수행해 왔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은행측의 의사를 보다 강도 높게 주장하지 못했다는 평가와 함께 경영진의 신임을 잃었다는 후문이다.  

하나은행 노조 관계자는 “이번 임원인사의 경우 그동안 업적과 성과를 볼 때, 누가 봐도 문제가 있는 사람들이 은행장 개인의 학연과 친분으로 중요 직책에 등용됐다”면서 “조직 전체가 공감할 수 있는 합리적이고 객관적인 기준에 따른 것이라기보다 몇몇 소수 이해관계자의 사적 입장이 작용했다는 평가가 확산되고 있다”고 전했다.

우리은행의 경우도 코드인사 논란이 불거지고 있기는 마찬가지다. 최근 인사로 물러나게 된 몇명 단장과 본부장들을 두고 황영기 행장 등 경영진의 감정이 개입됐다는 지적이 확산되고 있다.(본지 155호 3면 보도) 특히 부행장급 인사가 늦어지고 있는 것을 두고 구 상업은행 및 한일은행 출신 임원진간에 알력다툼이 격화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추측도 제기되고 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연초 인사철을 맞아 이종휘 수석부행장이나 이순우 부행장 등이 물러나고 후속 인사가 단행될 것으로 예상했지만 현재 잠잠해진 상태”라면서 “내부에서는 임원진간 출신별 갈등이 심화되고 있어, 황 행장의 결단을 어렵게 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국민은행 역시 최근 임원인사 과정에서 불거진 외부인력 논란으로 노사간 첨예한 갈등이 계속되고 있다. 국민 노조는 최근 인사를 강정원 행장의 친정체제 구축의 일환으로 단정짓고, 부행장급 임원의 과반수 이상을 내부인사로 임명할 것을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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