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로에 선 SK컴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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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이철기자] '구조조정', '싸이월드 분사', '검색 서비스 종료'.
 
SK커뮤니케이션즈에게 지난 한 해는 시련의 연속이었다. 주력 사업인 싸이월드가 대형 외국계 SNS에 밀려 고전했고 포털 네이트와 메신저 네이트온이 동반 침체에 빠지면서 올 3분기까지 8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3분기 영업손실만 93억원에 달했다.
 
SK컴즈는 이같은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최근 기존 750명 인력의 절반을 감축하는 구조조정을 완료하고 사업부 정비에 들어갔으며, 한 때 전국민의 '사랑방'이었던 싸이월드는 분사를 통해 벤처로의 회귀를 준비하고 있다.
 
자체 검색서비스도 종료된다. 그대신 다음 커뮤니케이션의 검색 엔진을 끌어다 쓰는 형태로 방향을 잡고 다음주 중 전환을 목표로 최종 협의 중이다.
 
일단 SK컴즈는 네이트에 모든 자원을 집중한다는 계획이지만, 기대만큼 성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국내 검색시장을 네이버가 장악하고 있는 가운데, 그나마 남은 파이는 다음과 구글이 나눠 갖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지난달 줌닷컴마저 월간 검색량 집계에서 네이트를 앞서며 성장하는 중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이같은 위기상황을 타개할 수 있는 방법으로 틈새시장을 겨냥한 '컨텐츠 확보'를 꼽고 있다. 하지만 네이버처럼 외부 콘텐츠의 공격적 인수도 어려운 상황인 만큼  자체 개발 노력이 절실하다. 인수가 어렵다면 외부 콘텐츠와의 새로운 협력도 돌파구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기존 컨텐츠에 대한 경쟁력 강화도 병행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현재 다른 포털에 비해 경쟁력이 있는 부분은 사실상 네이트 '판' 뿐이며 뉴스와 동영상 정도만이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상태다. 다행히 회사 측도 판과 뉴스 관련 커뮤니티를 강화하겠다고 언급한 만큼 향후 변화가 주목된다.
 
SK컴즈로서는 한 때 싸이월드를 필두로 찬란했던 영광을 다시 누릴 수 없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급변하는 모바일 중심의 환경속에 몸집을 줄인만큼 빠른 의사결정과 생존을 위한 부단한 노력이 동반된다면 희망의 불씨는 살아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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