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업계, 가격 인상 '불편한 시각'…기습·과다·꼼수
식품업계, 가격 인상 '불편한 시각'…기습·과다·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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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남라다기자] 식품업계가 원가 압박을 이유로 너도나도 가격인상 대열에 합류하면서 연말 식품물가에 비상이 걸렸다. 시기와 인상폭이 적절치 않다는 지적과 함께 용량을 늘리는 방식으로 슬쩍 가격을 올리는 '얌체 업체'도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27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해태제과·롯데제과·오리온·코카콜라 등 주요 음식료 업체들이 제품 가격을 인상하거나 인상할 계획을 내놨다.

오리온은 전날 '국민 간식' 초코파이 가격을 12개들이 한 상자 기준 4000원에서 4800원으로 20%나 인상했다. 지난해 9월 3200원에서 4000원으로 25% 인상한 지 1년 4 개월 만에 무려 1600원이나 올랐다. 이외에 후레쉬베리 가격도 3000원에서 3200원으로 6.7%, 참붕어빵과 고소미도 각각 8%, 25% 가격이 올랐다.

오리온 관계자는 "제조 원가, 판매관리비 등 원가 압박이 가중돼 가격을 올렸다"면서 "하지만 가격 조정 품목을 최소화하기 위해 나머지 50여개 제품은 가격을 올리지 않을 방침"이라고 전했다.

이 보다 앞서, 지난 13일에는 해태제과도 에이스를 비롯해 7개 제품 가격을 평균 8.7% 인상할 계획을 밝혔다.

대표 상품인 에이스는 1200원에서 1400원(16.7%), 오 예스는 4200원에서 4800원(14.3%), 홈런 볼은 1400원에서 1500원(7.1%)으로 오른다. 영양갱은 800원에서 850원(6.3%), 신쫄이 550월에서 600원(10.0%), 생생 99% 캔디는 2000원에 서 2050원(2.5%), 치킨통통은 1500원에서 1550원(3.3%) 오른다.

음료업계도 가격인상 대열에 가세했다. 시장 점유율 1위인 코카콜라 역시 크리스마스 이브인 지난 24일 평균 6.5% 가격 인상 방침을 밝혔다. 이번 조정에는 콜라를 포함해 스프라이트, 파워에이 드, 조지아 커피 등 주요 제품군이 대부분 포함됐다.

문제는 시기와 인상폭. 소비자단체들은 그동안 정부와 소비자단체의 물가 감시로 인해 가격을 올리지 못하고 있다가 업체들이 연말의 들뜬 분위기를 이용해 기습적으로 인상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소비자단체 관계자는 "식품업체들이 연말을 틈타 기습적으로 가격을 올리고 있다"며 "이 같은 현상은 명절이나 연말·연초에는 가격 감시가 소홀해지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지나친 인상폭도 비판의 대상이다. 인기제품의 가격 인상율은 평균 인상율보다 더 높다. 오리온 초코파이의 경우 이번에 20% 인상해 1년 새 50%나 올렸다. 해태제과의 에이스의 인상율 16%도 올해 소비 자물가상승률 1.2%에 비하면 과도하다는 지적이다.

또한 이날 가격을 올린 롯데제과는 22g~25% 용량을 늘렸다는 이유로 가격을 20% 올려 '꼼수 인상'이 아니냐는 지적을 받고 있다.

롯데제과는 초코빼빼로·딸기빼빼로·하미멜론빼빼로의 중량을 기존 42g(낱개기준 21개)에서 52g(25개)으로, 아몬드빼빼로와 땅콩빼빼로를 32g(9개)에서 39g(11개)으로 늘렸다. 더욱이 롯데제과는 내년 초에 가격을 올리기 위해 폭과 시기를 저울질 하고 있던 찰나에 이날 갑자기 인상 계획을 밝히면서 눈총을 받고 있다.

한편 올해 미처 가격을 올리지 못한 기업의 경우 내년 초에 올릴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정부 차원에서 물가 단속이 계속되다 보니 제조업계 입장에서도 인상 요인을 억눌러 온 측면이 없지 않다"며 "올해는 상대적으로 물가가 안정되는 분위기인만큼 기회를 노려 제품값을 올리는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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