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2013년이 남긴 보험산업의 숙제
[기자수첩] 2013년이 남긴 보험산업의 숙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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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유승열기자] 보험사들에게 올해는 과거 어느해보다 다사다난했던 한해가 아니었나 싶다. 보험업계를 뒤흔들 만한 이슈도 있었고 업계 이미지에 치명상을 입힌 사건도 있었다.

올 들어 보험업계에 가장 뜨거웠던 이슈는 '보험민원 감축'이었다. 금융당국의 강도 높은 제재가 예고됨에 따라 보험사들은 민원 줄이기에 총력을 기울였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악성 민원인에게 보험금만 쥐어주는 부작용이 초래되기도 했다. 업계는 악성 민원인으로 인해 누수된 보험금이 5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우량 보험사들이 M&A시장에 매물로 나온 것도 뜨거운 이슈였다. 특히 매물로 나온 보험사들은 경영악화보다는 오너 및 그룹 리스크가 원인이라는 점에서 '알짜 매물'로 금융권의 이목을 끌기도 했다. 

ING그룹이 내놓은 ING생명은 MBK파트너스가 최종 인수자가 됐으며, 또 우리투자증권 패키지로 나왔던 우리아비바생명은 NH금융의 품에 안기게 됐다. 손보업계 4위의 대형사 LIG손보도 매물로 나오면서 새 주인이 누가될지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생명보험업계에서는 방카슈랑스 리베이트 적발, 저금리 기조로 인한 자산운용 수익률 하락, 이차 역마진 문제가 줄줄이 입길에 올랐다.

손보업계는 자동차보험 손해율 악화 및 자보료 인상 문제로 들끓었다. 지난 10월 자동차보험의 누적 손해율은 전년동기대비 5.4%P 오른 86.3%에 달했으며, 영업적자도 3584억원 증가한 5037억원이 발생했다. 자보 부문 적자는 결국 온라인 자보사의 생존까지 위협했다. 이들 손보사들은 자보만으로는 독자생존이 불가능하다는 판단 하에 일반 손보사로 전환했다.

최근에는 '보험영업의 꽃'이라 불리는 보험왕의 리베이트 사건이 불거지면서 보험산업의 이미지가 크게 실추됐다. 보험왕이 보험료를 대신 내주거나 가입을 조건으로 돈을 주는 식으로 계약을 체결했다는 소식은 설계사의 이미지를 '보험 아줌마'에서 '재무컨설턴트'로 바꿔온 업계의 노력에 찬물을 끼얹었다. 

돌이켜보면 자동차손해율 등 일부 이슈는 보험업계로서는 억울한(?) 측면이 있다. 하지만 상당수 이슈는 충분히 업계 내부적으로 예측가능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적발하기 힘들다는 이유로 묵과한 리베이트 관행은 물론, 저축성·장기·자동차보험 등에서 나타나고 있는 과당경쟁의 후폭풍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한 손보업계 관계자는 "고객의 미래를 보장해두는 보험사가 자신의 미래를 예측하지 못한 것은 치명적 실수"라고 자성하기도 했다. 

내년 보험업계는 새로운 변화와 맞닥드려야 한다. 회계연도가 FY에서 CY로 전환되며, 악화된 경영환경에서 새로운 돌파구를 찾아야하는 해이기도 하다. 내년을 도약의 해로 만들지 올해처럼 다사다난한 한 해로 지낼지는 보험업계의 몫으로 남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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