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사) 함께 꾸는 금융강국의 꿈을 향해
(창간사) 함께 꾸는 금융강국의 꿈을 향해
  • 홍승희
  • 승인 2005.11.29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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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전문 주간지를 표방하고 지난 2002년 12월 출범한 서울파이낸스가 창간한지 만 3년. 지난 3년간의 국내 금융계는 격동의 시간을 보냈고 그 와중에 서울파이낸스 역시 험난한 시간을 지내왔다.
가계발 카드대란으로 국가적 비상상황을 겪었고 은행간 합병을 통한 대형화와 외국자본에 의한 국내 금융기관 인수가 한동안 러시를 이루기도 했다. 또 은행 창구에서 보험상품이 팔리며 오랜 동안 굳어져 있던 금융기관간 진입장벽에 작은 균열을 내기 시작했다. 한편에서는 새로 출범한 참여정부의 정책 비전을 좇아 동북아 금융허브의 청사진이 거론되기도 했고 세계 금융과의 간격을 좁히며 경쟁력을 키워갈 여러 방안들이 제시되기도 했다.
그러나 현재 한국 금융산업은 총체적으로 지향해 나아갈 목표, 지향점을 분명히 드러내지 못하고 있다. 이 시점에서 우리는 새삼스럽게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져봐야 할 필요를 느낀다. 동북아 금융허브의 꿈은 아직도 유효한가.
외환위기 이후 총량적 국가경제지표들은 확실한 회복을 나타내고 있으나 조급하게 진행된 위기 극복과정에서 사회적 양극화는 심화되고 그에 따라 내수침체는 장기화하면서 일반 가계의 양극화 못지않게 기업간 양극화도 심화되어가면서 금융정책도 금융산업도 모두 중심을 잡지 못한 채 허둥대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미 소수에게 재화가 몰려있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투자부진이 계속되는 기업 지원을 위해 계속 저금리 기조를 유지하면서 대부분의 금융상품은 저축수단으로서의 매력마저 상실했다. 소수에게 몰린 재화는 고수익을 겨냥한 투기시장으로 몰리며 생산력의 블랙홀과 같이 우리 사회의 유효자본들을 계속 끌어당기고 있다. 한쪽 시장을 압박하면 다른 쪽에서 투기가 일어나는 두더지 게임 같은 정부와 투기자본의 줄다리기는 아직도 여전하다.
그러나 이런 변화가 반드시 부정적 결과만 부르지는 않았다는 데서 금융산업의 새로운 희망을 발견할 수 있다. 오랜 동안 예대마진 위주의 영업에 안주해온 국내은행들은 이제 체질개선이 불가피해지며 새로운 금융상품을 고민하고 새로운 영업방식을 연구하도록 강요하고 있는 것이다.
비록 등 떠밀리 듯 상황에 쫒긴 것이긴 하지만 금융산업의 새로운 모색은 결국 세계금융시장에서의 경쟁력을 기르는 전기가 될 수 있다. 이미 자본규모로는 어느 정도 경쟁력을 갖춰가고 있지만 시장에서의 경쟁력이 자본규모만으로 결정될 수는 없다.
세계적 금융기업들이 소위 첨단금융기법으로 국경을 허물어뜨리며 전세계를 휩쓰는 동안 우리는 늦도록 시장개방=국내 산업기반 붕괴라는 피해의식에 사로잡혀 결과적으로 소탐대실하는 경험을 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그 모든 과정은 결코 무가치한 경험이 아니다. 문제는 이제 그 경험이 우리 금융이 나아가는 길에 풍부한 자양분이 되도록 활용할 수 있느냐에 달려있다.
서울파이낸스는 부족한대로 성심을 다해 금융업의 고통을 이해하고 나아갈 바를 함께 모색하고자 노력해왔다. 이제까지 그래왔듯 앞으로 더욱 더 금융업계와 함께 성장하는 매체로, 한발 앞서 등불을 밝히는 역할을 다하기 위해 최선을 다 할 것이다. 이제까지 성원해주신 독자 여러분의 끊임없는 관심에 감사하며 앞으로도 여전히 격려하고 충고도 아끼지 않는 동반자로 함께 나아가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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