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 전 CEO 중징계 불가피…여파 어디까지?
KB금융 전 CEO 중징계 불가피…여파 어디까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책임소재 확대해석 가능성…KB, 전 경영진과 '선긋기'

[서울파이낸스 문지훈기자] 최근 불거진 KB국민은행의 비리 의혹 등으로 KB금융지주 전현직 최고경영자(CEO)들이 난처한 상황에 빠졌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이 최근 불거진 KB국민은행의 비리와 부실 의혹에 대한 특별검사에 나서면서 어윤대 전 KB금융 회장과 민병덕 전 KB국민은행장을 비롯해 임영록 현 회장, 이건호 현 행장에게도 책임소재가 가려질 전망이다. 금감원이 경영진에 대한 책임을 지적했기 때문이다.

현재 KB국민은행 도쿄지점 부당대출 및 비자금 의혹에 대한 특별검사를 실시중인 금감원은 지난 25일 검사역을 추가 파견해 국민주택채권 90억원 횡령 및 보증부대출 가산금리부과 실태에 대한 특별검사에 착수했다.

◇ 어윤대·민병덕 전 CEO 중징계?

금융권에서는 금감원이 검사중인 사안들이 어윤대 전 회장과 민 전 전행장 재임 시절 발생한 사건들인 데다 사안의 중요도를 감안하면 중징계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수 천억원대의 투자 손실을 불러온 카자흐스탄 센터크레디트은행(BCC) 인수·투자의 경우 강정원 전 KB국민은행 재임 당시 이뤄졌으나 어 전 회장과 민 전 행장 당시에 2100억원 가량의 손실을 기록했다는 점에서 부실경영 책임 소재를 물을 수 있다.

어 전 회장이 이번 사안으로 중징계를 받을 경우 스톡그랜트(장기성과급)을 받지 못할 가능성이 커지고 3년 간 은행 및 금융지주사 취업도 불가능해진다. 어 전 회장은 최근 ISS(Institutional Shareholder Services) 보고서 사태로 불거진 KB금융의 경영정보 유출 문제와 관련해 주의적 경고 상당의 경징계를 받은 바 있다.

KB금융은 지난 19일 이사회 산하 평가보상위원회를 통해 어 전 회장에 대한 스톡그랜트 안건에 대해 논의하려 했으나 최근 불거진 비리 및 부실 의혹 등으로 논의 계획을 연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스톡그랜트는 성과연동형 주식보상의 일종으로 단기성과를 지양하기 위해 금융당국이 2010년 모범규준을 만들어 권고한 사항이다. 경영실적과 주가 등에 따라 주식이나 주식에 준하는 현금으로 지급되며 받는 즉시 현금화할 수 있다.

KB금융 측은 징계 수위에 상관없이 그룹에 손실을 주거나 신뢰를 실추시키는 등의 영향을 끼쳤다고 판단되는지를 따져 스톡그랜트 지급 여부를 결정한다는 입장이다. 강정원 전 KB국민은행장도 금융당국으로부터 중징계를 받아 스톡그랜트를 받지 못했다.

반면 민 전 행장은 금감원의 특별검사가 진행중인 상황에서 지난달 8일 열린 평가보상위원회의 통과로 스톡그랜트를 지급받았다. 이에 대해 KB국민은행 측은 민 전 행장의 경우 퇴임 후 4개월 이내에 상임이사 성과급을 지급하도록 돼 있었다고 설명했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민 전 행장의 스톡그랜트는 전액 지급된 것이 아니라 3년에 걸쳐 나눠받게 돼 있다"며 "향후 지급된 스톡그랜트를 환수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도 마련돼 있다"고 말했다.

◇ 현 경영진 책임소재 여부 '촉각'

임영록 회장과 이건호 행장 등 현 경영진에 대한 책임소재도 관심사다. 지난 25일 조영제 금감원 부원장도 이 행장과의 면담 자리에서 내부통제 시스템과 내부 보고체계에 대한 재정비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권에서도 임 회장과 이 행장이 특별검사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임 회장을 비롯해 이 행장이 과거 각각 KB금융 사장, KB국민은행 리스크관리 담당 부행장을 맡았기 때문이다.

또한 카자흐스탄 BCC 부실 및 중국법인 인사 교체와 관련, 금융당국의 통보나 공문 등이 경영진에 보고되지 않으면서 내부 보고체계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KB금융 측은 '전 경영진에서 일어난 일'이라며 현 경영진과의 연관성에 대해 선을 긋고 있다. 지난 7월 임 회장 취임 이후 새로운 경영진이 꾸려진 뒤 과거의 잘못이 불거졌기 때문에 현 경영진과는 무관하다는 것.

실제 KB국민은행 일본 도쿄지점 부당대출 및 비자금 의혹에 대해 KB금융 고위관계자는 "대출 실행시점이 지난해 이전이고 현 경영진이 꾸려진 것은 지난 7월인데 어떻게 관계가 있을 수 있겠나"라며 "7월에 새로온 임원이 KB금융에만 70%다. (현 경영진과의) 인과관계가 있을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