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株總 뜯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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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금융신문사
  • 승인 2003.03.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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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지분 3개銀 행추위 변경, 은행장 선임에 정부입김 여지
사외이사 54명중 14명 교체...경영 감시 약화 비난 거세질 듯
CEO 및 임원 교체...외견상 官治 피했지만 인사 후폭풍 가능성


지난 28일 신한, 하나 등 4개 은행이 주총을 일제히 개최함에 따라 국민, 한미은행을 필두로 한 은행권 주총이 일단락됐다.

이번 주총의 화두는 행장추천위원회(이하 행추위) 구성 정관변경과 사외이사 유임 여부였다. 행추위 구성 정관변경은 최근 금융당국이 정부가 지분을 갖고 있는 은행을 중심으로 행추위 구성을 사외이사, 주주대표, 외부 전문가를 포함하도록 권고한 데 따른 것.

이에 조흥, 외환 들은 금융당국의 입맛에 맞춰 행추위 구성 정관을 변경함에 따라 은행장 선임에 직간접적으로 정부의 입김이 작용할 수 있는 경로를 열어두게 됐다.

사외이사 유임과 관련, 국민은행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은행들은 기존 사외이사를 모조리 유임시킴에 따라 고연봉과 스톡옵션에 비해 감시와 비판기능이 갈수록 약화되고 있는 은행권 사외이사들에 대한 무용론이 한층 거세질 전망이다.

이와 함께 이덕훈 우리은행장, 홍석주 조흥은행장, 이강원 외환은행장, 김정태 국민은행장 등 정부가 대주주인 은행들의 CEO가 모두 재신임을 받아 과거 官治금융은 외견상 자취를 감췄다.

►정부지분 3개銀 행추위 구성 정관 변경= 조흥은행은 28일 주총에서 행추위는 사외이사, 주주대표가 추천하는 자 및 외부 전문가로 구성하되 세부구성 및 운영에 관한 사항은 이사회가 정하는 식으로 행추위 구성 정관을 변경했다. 외환은행도 이날 같은 방식으로 행추위 구성 정관 변경을 통과시켰다.

정부가 최대 주주인 국민은행 역시 내년 주총부터는 행추위에 정부추천 민간인사를 포함시키기로 했다. 당초 국민은행은 행추위 관련 정부 권고안에 난색을 표했었다.

하지만 국민은행은 21일 이사회를 열고 대주주인 정부의 권고안을 거부할 이유가 없다며 단지 주총 30일 전에 공시해야 하는 뉴욕상장 규정 때문에 올 주총에서부터 적용하는 것을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이로써 정부가 지분을 소유한 3개 은행은 금융당국의 권고안을 모조리 수용한 셈이 됐다.

하지만 문제는 행추위의 구성멤버중 주주대표와 외부 전문가에 정부가 추천한 인사가 선임될 가능성이 높아 은행장 선임에 정부의 영향력이 커진다는 점이다.

이는 지난 97년 연공서열에 따른 은행장 선출의 폐단을 막기 위해 사외이사로 구성된 행추위를 탄생시킨 근본 취지를 퇴색시키는 동시에 또 다른 형태의 관치 루트를 제공한다는 우려를 낳게 됐다.

►사외이사 무용론 거세질 듯=7개 은행의 총 사외이사수는 총 54명. 이중 이번 주총에서 교체된 사외이사수는 14명에 불과하다. 특히 교체된 14명의 사외이사중 8명이 국민은행에 편중돼 있어 나머지 은행들은 사외이사를 대부분 유임시켰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에 사외이사의 핵심 기능인 경영진 모니터링과 비판기능이 약화될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실제로 일부 은행 주총장에서는 하는 일 없이 고연봉만 챙긴다는 식의 사외이사들에 대한 노골적인 비판도 제기됐다.

그나마 사외이사 규모를 확대하고 대폭 물갈이를 단행한 곳은 국민은행. 국민은행은 12명의 사외이사중 리처드 엘리엇 린트 머서인사컨설팅 대표, 버나드 블랙 스탠퍼드 법대 교수, 남승우 풀무원 대표, 차석용 해태제과 대표, 김기홍 충북대 교수, 박은주 김영사 대표, 안철수 안철수연구소 대표, 서경배 태평양 대표 등 8명이 신규 선임됐다. 구성도 내외국인을 섞었고 교수, 은행업과 무관한 각계 전문가로 구성했다.

한미은행은 클리프 청 PAMA그룹 임원 대신 티모시 치아 PAMA그룹 회장으로 1명의 사외이사를 교체했고 나머지 8명은 모두 유임시켰다.

하나은행은 장기제 동부그룹 부회장과 이장영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원 2명을 신규 사외이사로 선임했고 외환은행은 파티그 코메르츠 부행장을 사외이사로 선임, 1명을 교체하는 데 그쳤다. 또 우리, 조흥은행은 사외이사 전원을 유임시켰다.

특히 신한은행은 경영진을 감시해야 할 사외이사에 지주회사 임원을 선임했다. 신한은행은 28일 신상훈 상무가 행장으로 취임함에 따라 신한지주 최방길 상무를 사외이사로 선임했고 조윤제씨가 청와대 경제비서관에 발탁됨에 따라 박경서 고려대 교수로 교체했다. 이 외에도 신한은행 사외이사엔 최영휘 신한지주 부사장도 포함돼 있다.

즉, 은행 경영진과 친분이 있는 지주회사 임원진들이 경영 감시를 제대로 할 수 있겠느냐는 얘기다.

이와 함께 사외이사에게 지급되는 고연봉과 스톡옵션도 비난의 대상이다. 지난해 국민은행의 사외이사 연봉은 4천만원에 달했고 스톡옵션도 제공됐다. 공적자금이 투입된 조흥, 우리은행도 각각 월 250~300만원의 월급과 약 1만주 정도의 스톡옵션을 사외이사에게 제공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나은행 주총에 참석한 한 주주는 주총에도 참석하지 않는 사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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