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기고] 협동조합 가치실현의 새로운 방향
[전문가기고] 협동조합 가치실현의 새로운 방향
  • 강왈구 새마을금고중앙회 연구분석팀장
  • seoulfn@seoulfn.com
  • 승인 2013.11.08 0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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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왈구 새마을금고중앙회 연구분석팀장
과거 우리나라 경제는 많은 투자에 비하여 내부적으로 조달할 수 있는 저축이 상대적으로 부족하였다. 신용등급이 낮은 소규모 서민가계나 영세한 기업들에게 있어서 자금부족은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었다.

그럼에도 이들이 은행 등 정규의 공식적 금융기관을 통하여 자금부족 문제를 해결하기는 매우 어려웠기 때문에 흔히 비공식 금융시장에서 사채를 이용할 수밖에 없었다.

즉 우리나라의 금융시장은 근본적으로 저축이 부족한 상태인 이른 바 판매자시장(seller's market)이었기 때문에 자금을 조달하는 것이 문제가 되었을 뿐 일단 모아진 자금을 활용하는 것은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

이러한 우리나라의 불완전한 금융시장 상황 하에서 사회적 약자들이 스스로 자립하기 위하여 결성된 새마을금고 등 금융협동조합은 조합원(회원)들이 절약과 같은 사고방식 개혁을 통한 저축 등으로 자금을 모아, 대출하여 고리채 추방에 일조함으로써 금융협동조합으로서의 역할과 존재가치를 높이 평가받아왔다.

그러나 현재의 금융시장은 이미 판매자시장에서 구매자시장(buyer's market)으로 변화함으로써 그 동안 금융협동조합 가치실현의 가장 강력한 수단이었던 자금의 조성 및 이용부분의 의미가 많이 약화되었다.
 
더욱이 IMF와 금융위기 상황 등을 거치면서 이러한 금융의 변화와 위기 속에서 금융협동조합의 금융서비스경쟁력은 정부의 규제 등 여러 이유로 인하여 은행 등 타 금융기관에 비하여 현저히 열세에 처해있는 것이 사실이다.

협동조합운동은 시대와 나라에 따라 조금씩 다른 양상으로 전개되었지만 대부분 18세기후반 영국에서 발생한 산업혁명으로 시작된 산업사회에서 자본을 가지지 못한 경제적 약자들을 위하여 일어났다.

협동조합사상이 비교적 체계를 갖추고 등장한 것은 18세기 후반에 태어나 19세기 초반까지 활약한 로버트 오웬에서 찾아볼 수 있으며, 초기의 협동조합은 19세기 중반을 전후하여 본격적으로 전개되었는데, 초기의 협동조합운동이 나라 및 조합에 따라 그 발생의 연대가 다르고 그 종류가 같지 않다고 하더라도 크게 두 가지 측면에서 공통점을 찾을 수 있다.

첫째는 사회적으로 봉건적인 속박이 타파되어 인간으로서의 존엄성, 즉 개인의 자유와 평등이 보장되고 각자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서 책임과 의무를 자각하기 시작한 이른바 근대국가로 변혁하는 시대에 시작되었다는 점이며, 둘째는 경제적으로는 현물중심의 경제에서 화페중심의 경제로 바뀌면서 특히 산업혁명을 계기로 자본주의 경제기구가 성립한 시대를 배경으로 협동조합이 발생하였다는 것이다.

앨빈토플러는 '권력이동(1990)'에서 농업혁명으로 형성된 촌락과 문명으로 농업사회가 시작되었으며, 산업혁명으로 농업사회에서 대량화의 산업사회로 변화하였고, 이것이 다시 지식혁명으로 탈대량화의 지식사회로 바뀌어가고 있다고 하였다.

이와 같이 사회적 강자와 약자는 사회가치의 변화로 인한 권력이동에 따라 바뀌어 왔는데, 농업사회에서는 땅을 가진 사람이 강자, 땅을 가지지 못한 사람이 약자였으며, 산업사회에서는 자본을 가진 사람이 강자, 자본을 가지지 못한 사람이 약자였고, 지식사회에서는 지식(정보)을 가진 사람이 강자, 지식(정보)을 가지지 못한 사람이 약자라는 것이다.

21세기는 지식격차가 국가경쟁력의 격차를 결정하는 시대다. 창의적인 지식과 정보를 얼마나 많이 갖고 있는가, 기업경쟁력과 경제발전에 기여할 지식기반의 인적자원이 풍부한가는 한 사회의 경쟁력을 가늠해 볼 수 있는 바로미터가 된다.

즉 사회는 이제 자본이 아닌 정보와 지식이 모든 활동에서 중심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지식사회로 이동해 가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사회가 진전될수록 기업은 고객의 지식수요를 충족시켜 줄 수 있는 지식을 얼마나 잘 공급할 수 있느냐에 따라 그 성쇠가 판가름 날 것이다.

따라서 지식사회에서의 금융협동조합도 서비스의 공급시스템은 물론 지식공급시스템으로서도 자리매김 되어야 할 것이다. 지식공급이야말로 조합원(회원)들을 끌어 모으는 새로운 구심점이 될 것이며, 이러한 새로운 변화만이 금융협동조합에게 새로운 성장동력과 경쟁력을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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