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우리 신한, 두 금융지주회사 엇갈린 인사, 그 배경은...?
(초점)우리 신한, 두 금융지주회사 엇갈린 인사, 그 배경은...?
  • 서울금융신문사
  • 승인 2003.03.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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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 일단 체제유지...'인사폭풍 가능성 상존'
우리은행이 26일 정기주총에서 임기만료 사외이사 전원을 유임시켰다. 행장 교체설에 시달렸던 이덕훈 행장과 집행임원들도 일단은 자리보존에 성공했다. 그러나 금융가에서는 인사폭풍 가능성이 여전히 남아 있다고 관측하고 있다.

우리금융과 함께 또 다른 지주회사인 신한금융지주회사는 지난 24일 운영위에서 주변의 예측을 깨고 사장과 행장을 모두 갈아치우는 대규모 변화를 선택했다. 실제 많은 금융인들은 조흥은행의 차질없는 합병을 위해 이인호 신한은행장이 자리를 지킬 것이라고 예측했었다.

오히려 대규모 물갈이설은 우리금융에 집중됐었다. 윤병철 회장의 나이가 고희를 바라보는 데다 이덕훈 행장은 윤리경영 천명에도 불구, 명동 주금 가장 납입사건 등 각종 금융사고를 책임져야 할 입장이었다. 그리고 공적자금 투입은행들 중 이 행장의 잔여 임기가 가장 적게 남았다는 것도 그런 관측의 주요 근거였다.

이에 시장에서는 후속 인사로 금감원 정기홍 부원장과 행내 실세 부행장 이름까지 거론되는 등 구체성까지 띄었다. 그러나 실제 뚜껑을 열었을 때 결과는 정반대로 나타났다. 신한지주는 대규모 변화를, 우리금융은 기존체제 유지를 선택했다.

이에 대해 우리은행은 지난 해 시현한 우수한 경영실적에 이어 올해에도 지속적인 경영혁신을 통한 은행발전을 도모하고 국내외 여건 악화에 따라 현재 추진하고 있는 비상경영체제의 일관성을 유지하기 위해 기존 체제를 유지한다고 공식적으로 밝히고 있다.

그러나 이는 표면적인 이유에 불과하고 실제 더 복잡한 요인들이 작용했을 것으로 주변인들은 관측하고 있다.

우선 지주회사 형성 과정상 태생적으로 신한지주와는 체제가 다르다. 신한지주가 스스로 지주회사를 선택해 라응찬 회장을 중심으로 수직 계열 체제를 확립하고 있는 반면, 우리금융은 외환위기 이후 임기응변식으로 짜맞춰진 간이 조직 체제에 가깝다. 이에 따라 인사 등 경영장악 면에서 신한지주에 비해 응집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게다가 대규모 공적자금이 투입된 은행으로서 재경부, 금감원 등의 인사 흐름에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다. 새정부는 아직 장·차관급 인사를 단행했을 뿐 산하 기관장 인사에는 손을 대지 못한 상태다. 이에 우리금융이 새정부 경제 진용이 짜여진 뒤 인사 교체를 단행하려 한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시기는 재경부, 금감위 등 1급 인사가 이루어지는 내달로 점쳐지고 있다.

우리금융 한 관계자는 행내외 기대와 달리 모두 유임으로 결정됐지만 언제 다시 (인사) 회오리칠 지 모르겠다고 행내 분위기를 대변했다.

실제 은행권에서는 우리은행을 포함, 국민·한미은행 등 이번 주총에서 과거와 달리 낙하산 인사로 대표되는 관치금융 움직임이 포착되지 않은 것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시기의 문제일 뿐, 가능성은 항상 존재한다고 경고하고 있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새정부 인사의 핵심이 서열파괴로 규정되고 있는데, 타의로 자리를 떠날 수많은 인사들을 과연 정부가 나몰라라 할 수 있겠느냐며 다음달이 돼봐야 정부의 진의를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새정부의 인사 투명성 의지에도 불구, 이 관계자는 조흥, 우리, 외환 등 공적자금 투입은행과 국책은행은 결국 이러한 흐름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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