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 산하 기관, 근속자 등에 34억 기념품 지급"
"국토부 산하 기관, 근속자 등에 34억 기념품 지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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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원 의원 "공기업은 신(神)도 놀랄 직장"

[서울파이낸스 성재용기자] 교통안전공단 등 국토교통부 산하 8개 공공기관이 장기근속자와 퇴직자에게 순금과 현금, 상품권 등을 지급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30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김태원 의원(새누리당)은 국토부 산하 14개 공공기관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취합, 분석한 결과 국토부 산하 8개 공공기관은 2008년부터 2013년 현재까지 장기근속자와 퇴직자 3416명에게 순금과 현금, 상품권 등을 제공하는데 34억4929만원을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특히 교통안전공단의 경우 2008년과 2009년에 20년 이상 장기근속자 82명에게 1인당 순금 30돈을 제공했으며 2010년에는 장기근속자 31명에게 1인당 현금 480만원을, 2011년에는 15명에게 1인당 현금 350만원씩을, 2012년과 2013년에는 95명에게 1인당 현금 200만원을 제공하는 등 총 7억6580만원을 사용했다.

한국공항공사도 2008년 이후 장기근속자 854명에게 4억8262만원을 들여 순금으로 제작한 기념주화와 메달, 열쇠를 제공했다. 10년 근속자에게는 30만원 상당의 기념주화, 20년 근속자에게는 60만원 상당의 메달, 30년 근속자에게는 100만원 상당의 열쇠를 지급했다.

뿐만 아니라 2008년 이후 퇴직자 73명에게도 3598만원을 들여 순금으로 제작한 기념주화, 만년필, 명함 등을 제공했다. 공항공사 직원들은 장기근속하고 퇴직하면 총 220만원 상당의 금을 받을 수 있는 셈이다.

한국감정원 역시 장기근속자 426명에게 1억6540만원을 들여 순금으로 제작한 기념주화를 지급했으며 퇴직자 166명에게도 1억9612만원을 들여 순금으로 제작한 공로패와 행운의 열쇠 등을 제공했다. 한국감정원 직원들은 장기근속하고 퇴직하면 순금 31.6g을 받을 수 있다.

대한주택보증은 2008년 이후 장기근속자 280명에게 순금으로 제작한 행운의 열쇠와 외식상품권(10만~40만원 상당) 등 1억9058만원의 기념품을 제공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2008년 이후 퇴직자 461명에게 100만원 상당의 국민관광상품권을 제공하는데 4억6100만원을 사용했다. 국민관광상품권은 호텔, 콘도, 여행사는 물론 백화점, 할인마트, 면세점, 골프장, 스키장 등 어디서나 쓸 수 있는 상품권이다.

한국철도시설관리공단은 2008년 이후 퇴직자 177명에게 순금으로 만든 행운의 열쇠와 셔츠·벨트세트 등 1억3471만원 상당의 기념품을 제공했다.

한국수자원공사도 2007년까지 퇴직자에게 순금으로 제작한 행운의 열쇠 등 기념품을 제공해오다 감사원 감사에서 시정조치 요구를 받은 뒤 2008년부터는 퇴직자 1인당 100만원 상당 기념품을 지급해오고 있다. 이 기념품은 퇴직자가 소속된 해당부서에서 마련해 제공하고 있으며 2008년 이후 퇴직자 426명에게 총 4억2600만원을 사용했다.

인천국제공항공사의 경우 '장기근속자, 퇴직예정자, 퇴직자 대상으로 기념품을 지급한 적이 없다'고 답변 자료를 제출했지만 지난해 6월 감사원의 '인천국제공항공사 기관운영감사' 결과에 따르면 2010년 장기근속자 160명에게 1인당 금 한냥(37.5g, 160만~187만원) 구입비용을 줬으며 2011년에는 200만원어치 복지 포인트를 지급해 시정조치 요구를 받은 바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뿐만 아니라 2012년과 2013년에도 200만원 어치 복지 포인트를 계속 지급해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획재정부의 '2011년 공기업·준정부기관 예산편성지침'에 따르면 장기근속자, 퇴직자 등에게 관행적으로 지급하던 과도한 기념품 예산(순금 등)은 편성하지 않아야 한다.

김태원 의원은 "이번 자료를 보면 공기업은 '신(神)도 놀랄 직장'임이 또 다시 입증됐다"며 "최근 치솟는 물가 속에 허리띠를 더욱 조이며 열심히 생활하는 서민들에게 이 같은 소식은 씁쓸함을 넘어 분노로 받아들이기에 충분하다"라고 말했다.

이어 "공공기관의 누적적자가 불어나고 부채가 증가하는 등 재무상황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장기근속자와 퇴직자에게 고가의 기념품과 현금을 지급하는 것은 도덕적 해이의 전형을 보여주는 것인 만큼 일괄적으로 순금, 현금 등을 지급해서는 안 된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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