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기고] 가을 초입, 해외발 악재에 주의하자
[전문가기고] 가을 초입, 해외발 악재에 주의하자
  • 김유겸 LIG투자증권 책임연구원
  • yukyum@ligstock.com
  • 승인 2013.09.13 11: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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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유겸 LIG투자증권 책임연구원
9월 증시가 위기론이 무색하도록 강세를 보이고 있다. 위기론의 핵심 근거는 미국 연준이 9월에 양적완화(QE) 축소, 즉 테이퍼링에 나서다는 것이다. 6월에 버냉키 연준의장이 출구전략 로드맵을 제시한 이후 전 세계 금융시장이 받은 충격을 감안하면 타당해 보이기도 하다.

그러나 금융시장은 이슈를 선반영하는 성향이 있다. 미국의 QE축소, 연방부채 한도 증액과 2014년도 예산안 논란 가능성, 아시아 신흥국의 위기 가능성 등 악재를 이미 반영한 탓에 관련 이슈의 등장은 불확실성의 해소로 보는 시각이 늘고 있다.

해외발 악재에 대한 '컨센서스'를 보면 이렇다. 'QE축소는 기정사실이지만, 속도는 느릴 것이다.' '연방부채 한도는 이전에도 그랬듯이 한시적으로 늘리고, 2014년 예산은 임시예산을 편성해 연방정부 폐쇄를 막을 것이다.' '차기 연준의장은 누가 되더라도 연준 정책의 변화가 없을 것이다.’ ‘아시아 신흥국의 위기는 일부 국가로 제한될 것이다.' '일본의 소비세 인상여부는 시장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다.' 등이다.

필자도 비슷한 의견으로 위기라고 부를 만한 상황은 없을 것이라 본다. 하지만 세상일이 예상대로만 흘러가지는 않기에 변동성 확대에 주의해야 함을 강조한다. 9월과 10월에 그저 아무 일이 없을 것이라고 보기에는 이벤트의 숫자나 무게가 가볍지 않다.

예를 들어 우리 시간으로 추석연휴 기간에 진행되는 연준의 통화정책회의에서 QE축소 규모가 시장의 예상을 넘을 수 있고, 같은 기간 미국의 시리아 공격이 감행될 수도 있다.

차기 연준의장 지명도 간단치 않다. 양적완화에 부정적인 서머스 전 재무장관이 지명된다면 당장은 아니지만, 내년 이후 연준의 정책방향이 달라질 수 있다. 연준 정책회의의 의사결정권을 가진 위원은 12명인데, 내년 2월까지 9명이 바뀔 전망이다. 그 동안은 양적완화에 우호적인 비둘기파가 우세였지만, 서머스 전 재무장관이 차기 의장이 될 경우 판도가 바뀌어 QE축소 속도가 빨라질 수 있는 것이다. 이 경우 신흥국의 해외자금 이탈 속도도 빨라져 아시아 신흥국의 위기가 커질 수 있다.

그 밖에도 연방부채 한도 증액과 2014년 예산안에 대한 공화당의 반대가 극심해 클린턴 정부 때처럼 연방정부가 폐쇄된다면? 일본이 소비세 인상 계획을 철회한다면? 독일의 선거기간 동안 PIIGS에서 문제가 생긴다면? 등등. 단순한 기우이길 바라지만, 악재들이 하나씩 또는 여러 개가 한꺼번에 생길 수 있다.

세계경제는 유례없는 시기를 준비하고 있다. 기억컨대 수십년 래 처음으로 미국과 유럽, 일본, 중국 등 BIG4 경제가 모두 좋아지려는 것이다. 이제 기지개를 켜는 수준이고, 속도가 완만하겠지만 우리에게 이만한 호재도 없다. 2013년 가을, 암울한 시대(?)를 뒤로 하고, 밝은 시대로 가는 과정에서 해외발 악재에 상처받지 않도록 변동성 확대에 조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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