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신권 환매사태 ‘4월 대란說’ 확산
투신권 환매사태 ‘4월 대란說’ 확산
  • 임상연
  • 승인 2003.03.25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내달 초부터 카드사 CP 10조 만기도래
카드사 상환 불가…금감원 증권사에 롤-오버 지도
업계 유동성 바닥 견딜수 없다 상환 재촉


최근 증권-투신업계에서는 SKG분식 파문으로 촉발, 카드채로 확산된 수익증권 환매사태가 내달 초부터 만기도래하는 10조원 규모의 카드사 CP(기업어음)로 인해 ‘4월 대란’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불안한 전망이 흘러나오고 있다.

지난 10여일간 21조원 가량의 수익증권 환매로 인해 이미 유동성이 바닥난 증권-투신업계로서는 이번 카드사 CP가 또 한번의 어려운 고비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 금융당국에서도 이 같은 업계 불안감을 인식, 긴급 진화 작업에 나서는 한편 카드사 부실 문제 확산을 막기위한 금융기관 창구지도에도 적극 나서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25일 증권-투신업계에 따르면 투신사가 보유한 10조8천억원 규모의 카드사 CP가 오는 4월 초부터 본격 만기도래한다. 이에 따라 투신권에서는 카드사들에게 CP 상환을 재촉하고 있지만 연체율 상승 등으로 자금난에 빠진 카드사들이 ‘상환 불가’를 선언하고 나서 문제가 되고 있다.

이에 대해 투신권 관계자는 “지난 11일부터 시작된 환매로 21조원 상당의 자금이 빠져나간 상태라 증권 투신사도 자금여력이 전혀없는 상태”라며 “카드사들이 만기 상환을 해주지 못할 경우 환매여력이 없는 증권 투신사들도 생존하기 힘들다”고 밝혔다.

또 그는 “카드사에 만기상환 요청을 해논 상태지만 아무 답변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증권사들의 위기감도 고조되고 있다. 카드사들이 CP를 상환해주지 못할 경우 투자자들의 환매요청에 또 다시 대규모 미매각 수익증권을 떠안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미 LG투자증권 1조6천억원 삼성증권 9천억원(18일 기준) 등 증권사들도 미매각 규모가 위험수위까지 차오른 상태여서 더 이상 환매에 응할 수 없는 처지이다.

이에 대형증권사 관계자는 “카드사들이 일부분이라도 CP 상환을 해주지 못하면 지난 11일부터 발생한 환매사태보다도 더욱 큰 환매대란이 발생할 수 있다”며 “지금도 카드채 CP 등이 거래가 이루어지지 않아 투자자들이 불안한 상태여서 자금 경색이 드러날 경우 불안감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말해 카드채로 인한 ‘4월 대란설’이 현실화될 것을 우려했다.

금융당국에서도 ‘4월 대란설’에 대한 심각성을 인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9일 은행권에 카드채 보유 요청을 했던 금감원은 지난 주말 증권사 기획담당자들에게도 카드채 CP에 대한 롤-오버(Roll-over 만기연장)를 강력 지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카드정상화대책과 카드사 경영정상화 방안이 나온 상태지만 현재로선 아직 별다른 개선점이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은 은행, 투신권의 카드채 상환으로 자칫 카드사의 부실 문제가 봉합되기도 전에 더욱 깊어질 것을 우려하고 있는 상태이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정부당국의 만기연장 요구는 카드채 현실과 위험성을 축소, 왜곡시킬 뿐 대응책이 될 수 없다며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업계전문가는 “카드채 CP 등으로 인한 금융시장 왜곡현상을 정부당국이 방관하고 있다”며 “문제를 모두 피해가려고만 하면 은행 증권 투신 등 주요 금융권이 붕괴될 수도 있다”고 정부당국의 카드정책을 비난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카드정상화대책이나 카드사의 경영정상화 방안 모두 방만 경영이라는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미봉책에 불과하다”며 “카드채 연체율이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것도 모두 이 때문이며 정부당국은 빠른 시일내에 경영개선조치 등 강력한 업계 구조개편책을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현재 카드사에 대한 회사채 및 CP 보유현황은 2월말 현재 은행권 13조원, 투신사 25조4천원 가량인 것으로 나타났으며 만기도래분의 경우 3월말 4조원, 2분기말까지 12조원 정도가 돌아오는 것으로 전해졌다. 주요 카드사별 카드채 만기도래 규모는 삼성이 2조3370억원으로 가장 많고 국민 1조9860억원, LG 1조9850억원, 외환 1조4150억원, 우리 1조1100억원, 비씨 1900억원 등이다.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