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 시공능력평가] 최근 5년간 순위 살펴보니
[건설사 시공능력평가] 최근 5년간 순위 살펴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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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성재용기자] 최근 전국 1만218개 종합건설업체의 시공능력을 평가한 '2013년 시공능력평가' 결과가 발표됐다. 성적표를 받은 건설사들의 명암이 엇갈렸다. 순위가 상승한 건설사가 있는 반면 하락세를 멈추지 않는 건설사도 있다.

7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건설업 시공능력평가제도는 건설업체의 공사실적·재무상태·기술능력·신인도 등을 종합 평가해 공시하는 제도로, 발주자가 적절한 건설업자를 선정하는데 참고할 수 있는 기준이 된다. 사실상 건설사들의 현 상태를 파악할 수 있는 가장 객관적인 지표다. 이밖에 조달청의 등급별 자격명부제도, 중소업체 보호를 위한 도급하한제도의 근거로 활용된다.

대한건설협회 관계자는 "시공능력평가는 단순히 실적만을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부분을 종합적으로 분석한 성적표인 만큼 매우 중요한 평가자료로 활용된다"며 "순위가 떨어진 업체는 무엇이 문제였는지 원인을 파악해 대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고, 순위가 오른 업체는 이를 유지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본지에서는 최근 5년간 시공능력평가액(시평액) 1조원 이상 업체를 대상으로 올해 순위를 분석해 봤다.

◇ 시평 3조원 이상: 독주-추락-탈환-진입
2010년 들어 건설업계는 현대건설의 독주를 이어가고 있다. 시평액 기준으로 2위와 최소 5794억원(2010년, 삼성물산)에서 최대 1조6106억원(2012년, 삼성물산)의 격차를 유지하고 있다. 실제로 현대건설은 2009년 시평액 9조원을 넘어선 이래 지난 5년간 매해 최고치를 경신하며 5년 연속 1순위를 차지하고 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지난해보다 실적과 경영평가액이 각각 2172억원, 381억원 줄어들었음에도 5년 연속 시공능력평가 1위를 차지한 요인은 공사실적, 기술능력, 신인도 평가 부문에서 1위를 유지한 것이 바탕이 됐다"라고 분석했다.

이어 8년째 2위에 머물고 있는 삼성물산은 3위와 격차를 벌여가는 한편, 현대건설과의 차이를 좁혀 '만년 2인자'에서 벗어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자본금 증가로 경영평가액이 지난해보다 7229억원 늘어났으며 공사실적 부문에서는 현대건설이 주춤한 틈을 타 격차를 4000억원가량 줄였다. 올해 두 업체 간 시평액 차는 7854억원이다.

3위부터 6위까지는 2009년부터 대우건설, 대림산업, 포스코건설, GS건설이 엎치락뒤치락 경쟁을 하고 있다. 올해는 GS건설의 '6위 추락'과 대림산업의 '8년 만에 빅4 탈환'이 눈에 띈다.

지난해 6위였던 대림산업은 시평액 9조326억원으로 2005년 이후 8년 만에 4위 자리를 재탈환하는데 성공했다. 반면 해외 저가수주로 상반기에만 6946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GS건설은 8년 만에 5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7~10위권에서는 롯데건설, SK건설, 현대산업개발이 순위 다툼이 7년째 이어져오고 있다. 다만 올해는 최근 3년 연속 11위에 머물던 한화건설이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건설 수주 등 해외공사 확대에 힘입어 창사 이래 처음으로 10위에 진입했다.

신완철 한화건설 상무는 "지난해 5월 계약한 80억달러 규모의 이라크 공사 수주가 순위 상승에 결정적 역할을 한 것으로 본다"라고 말했다.

◇ 시평 2조~3조원: 금호·쌍용 '몰락'…그룹 건설사 '세대교체'
시평액 2조~3조원 사이의 10위권 그룹에서는 최근 5년간 등락이 활발했다. 두산중공업, 두산건설, 한화건설, 금호산업, 한진중공업, 쌍용건설 등을 중심으로 경쟁이 치열했다, 이밖에 삼성엔지니어링, 현대엠코, 태영건설, 경남기업 등이 이름을 올린 바 있다.

올해 이 순위권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워크아웃 중인 금호산업과 쌍용건설의 몰락이다. 또한 두산그룹의 두산건설·두산중공업의 하락세와 삼성그룹과 현대차그룹 건설사의 강세가 돋보인다.

2009년과 2010년 12위에 올랐던 금호산업(18위)은 2010년 워크아웃을 개시해 현재까지 구조조정 중이며 지난해에만 네 차례 매각이 무산된 후 지난 6월 워크아웃을 시작한 쌍용건설(16위)은 세 계단 하락했다.

또한 지난해 처음으로 Top 10 진입에 성공했던 두산중공업은 12위로, 두산건설은 12위에서 14위로 각각 두 계단씩 밀렸다. 두산중공업의 실적과 순이익이 감소세로 전환한데다 경영난을 겪고 있는 그룹 계열사 두산건설에 4500억원가량의 유상증자에 참여하면서 매출 저성장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실적이 부진했으니 당연히 시평 순위도 내려간 것 아닌가"라면서도 "대부분 실적이 부진한 상황에서 올해에는 내실을 다져 내년에는 반등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반면 삼성그룹과 현대차그룹 계열 건설사들은 강세를 나타냈다. 삼성 계열사 중에서는 삼성에버랜드와 삼성엔지니어링이, 현대차그룹에서는 현대엠코가 크게 도약했다. 이들 업체들은 2011년부터 약진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삼성에버랜드는 최근 3년간 시공능력평가순위가 47위(2011년)→36위(2012년)→28위(2013년)으로 상승했으며 삼성엔지니어링도 같은 기간 21위, 15위, 11위까지 뛰어올랐다.

현대엠코도 해외사업과 국내 주택사업 실적이 반영되면서 23위에서 21위로, 올해는 13위에 오르며 최근 3년간 여덟 계단 상승했다. 그룹 물량 및 재정적 뒷받침에다 현대건설과의 공동도급 시너지가 순위 상승의 원동력이라고 업계에서는 평가하고 있다.

◇ 시평 1조원 이상: 주택업체의 '선전'
시평액 1조원 이상 그룹에서는 삼환기업, 풍림산업, 벽산건설 등이 워크아웃이나 법정관리 진행으로 떨어져 나간 반면 주택경기 부진에도 불구하고 탄탄한 실적을 바탕으로 시평액 1조원 이상을 기록한 풍림산업, 부영 등이 새로 진입했다.

올해 법정관리를 졸업한 풍림산업은 29위에서 33위로 하락하며 30위권 밖으로 밀려났으며 지난해 6월 법정관리로 내몰린 벽산건설은 7계단 하락한 35위를 기록했다.

이들을 대신해 '시평액 1조원 그룹'에는 호반건설과 부영이 새로 진입했다. 특히 부영은 지난해 69위에서 31위로 순위가 수직 상승했다. 부영 관계자는 "지난해 임대아파트를 많이 지었는데 전세난이 심화되면서 임대주택 수요가 급증했기 때문으로 보인다"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부영의 실적은 지난해 3457억원에서 올해 1조581억원으로 206.1% 급증했다.

더불어 동탄2신도시 등 수도권과 세종시에서 주택사업을 활발하게 펼친 호반건설도 8계단 오르며 24위에 올랐다. 최종만 호반건설 사장은 "상반기에도 입지여건이 양호한 택지지구에서 2000가구를 성공적으로 끝내면서 순위가 올랐다"라고 설명했다. 호반건설은 1조395억원에서 1조7152억원으로 65.5%가량 증가했다.

국토교통부 한 관계자는 "올해 수익성이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상황에서도 안정적인 실적과 경영 상태를 유지한 업체는 순위가 상승했다"며 "수익성 악화로 순이익이 감소하거나 손실로 돌아선 업체와 워크아웃, 법정관리를 밟고 있는 업체들의 순위는 큰 폭으로 하락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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