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카드정상화대책과 창구지도로 수익증권 환매사태가 다소 진정된 기미를 보이고 있지만 증권-투신업계의 불안은 여전하다. 일반투자자들의 카드채에 대한 불안심리가 아직 사그러들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대우채 등 일련의 금융대란을 경험했던 일반투자자들로서는 이미 불안심리가 최고조에 이르렀다는 것이 업계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지난 21일 현재 SKG와 카드채로 인한 수익증권 순환매 규모는 21조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순환매 규모는 시간이 지날수록 줄어들고 있다.

지난 12일 4조9천억원으로 정점을 기록한 이후 13일 4조4천억원, 14일 3조1천억원, 17일 2조9천억원, 18일 1조6천억원 ,19일 1조3천억원, 20일 7천600억원으로 계속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유동성 부족에 따른 증권-투신사의 환매거부를 감안하면 아직 안정화 단계에 접어든 것은 아니라는 것이 증권사 담당자들의 설명이다.

환매사태에 대해 증권사 한 금융상품팀 담당자는 “순환매 규모가 크게 줄어든 것은 시장 유동성 부족으로 환매에 제때 응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SKG와 카드사 부실 우려등 환매사태의 원인이 아직 완전히 해소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투자자들의 불안심리도 사그러들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채권시장 안정화에 대한 정부 및 업계전문가들의 시각도 엇갈리고 있다. 정부당국과 일부 채권전문가들은 카드정상화대책에 따라 카드사 유동성에 대한 우려감이 완화되면서 채권시장이 빠르게 안정화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는 반면 대부분의 증권-투신사 채권브로커들은 카드채 거래가 고금리에 형성되면서 아직 불안감은 그대로라는 반응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삼성카드사가 지난 18일 500억원 규모의 CP를 발행했으며 20일에는 삼성카드채(1년만기, 200억원)가 7.2%에 거래된 것으로 조사됐다. 또 4개월 만기 삼성카드채(100억원)는 6.55%, 1년 만기 국민카드채도 7.2%에 거래되는 등 금리는 다소 떨어졌지만 펀드내 평가금리보다는 1~1.5% 정도 높은 상태다.

증권사 채권브로커들은 정부당국의 인위적인 카드사 채권 금리상승 억제책에도 불안감을 나타내고 있다. 즉 카드사 추가부실, 연체율 상승 등 돌발 악재가 발생할 경우 카드채 평가 왜곡에 따른 금융대란도 가능하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금융감독원은 지난 18일 시중은행 자금담당 임원들을 소집 각 은행들이 보유하고 있는 신용한도(크레딧라인) 및 유가증권을 지속적으로 보유해 줄 것을 요청했다. 또 금감원은 이와 함께 증권사가 보유한 MMF 잔고를 담보로 여신을 요청할 경우 수익증권 담보대출을 해주도록 은행들에 권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증권사 채권브로커는 “정부당국이 창구지도를 통해 금리상승을 인위적으로 억제하는 측면이 없지 않다”며 “펀드내 카드채 평가금리가 6% 수준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현재 금리는 아직 높은 편이고 매물이 많은 상태여서 빠른 시일내에 진정되기는 힘들다”고 지적했다.

한편 채권시장 안정세는 카드사 부실 우려감 해소외에도 SKG채권 상각과 북핵 등 외생변수에 의해 좌우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단기적으로는 채권단 공동관리에 들어간 SKG 채권의 상각여부가 가장 큰 관건이라는 지적이다. 상각여부 및 비율 결정에 따라 투자자들이 동요, 또 다시 환매사태가 재연될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전문가는 “이미 환매연기 결정이 난 상태라 상각여부가 환매사태에 변수가 될지 예상할 수 없지만 과거 채권 상각시 고객들의 항의성 환매요청이 많았다는 것을 감안하면 이번에도 무시할 수 없다”고 우려감을 나타냈다.

발행카드사 유통수익률 만기 잔존만기 거래금액
3월18일 LG카드 9.20% 2004.06.19 1.26 100

3월19일 외환신용카드 8.22% 2004.08.20 1.43 미확인
LG카드 7.40% 2004.01.29 0.87 150

삼성카드 7.20% 2004.3.20 1.01 200
3월20일 국민신용카드 7.20% 2004.03.26 1.02 100
국민신용카드 6.90% 2004.03.26 1.02 미확인
*자료:한국증권협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