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勞使, 공생 해법 없나
은행 勞使, 공생 해법 없나
  • 김동희
  • 승인 2005.09.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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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기자는 A은행의 전략기획팀 팀장을 만났다. 취재차 여러 번 만났지만, 이날은 가볍게 차 한잔 하면서 담소를 나누기 위해 찾아갔다. 잠시 앉아서 얘기를 나눌 시간도 없이 전화가 빗발치고 팀장을 찾는 메시지가 계속 들어왔다. 한 은행의 전략기획을 담당하다 보니 해결해야 할 일이 많은가 보다 싶었다. 업무에 바쁜 팀장을 붙잡을 수 없어 인사를 하고 일어나려는 찰나, 팀장이 내게 부탁을 했다.

혹시 해외 합병 은행들 중에 직원간 공생의 길을 걷고 있는 사례를 찾을 수는 없느냐고 물었다. 합병으로 늘어나는 직원들의 인력구조를 인력감원 없이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듯 했다. 기자는 해외사례에 대해 찾아보겠다고 대답은 했지만 자신 없었다.

뻔하지 않은가?
잉여인력에 대한 과감한 구조조정만이 해외 유수 선진은행들의 통합사례일 테니까 말이다.

팀장이 다시 자리에 앉으며 얘기를 이어갔다. 노사간 공생의 길을 찾는 것이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라며 대안이 없다고 토로했다.

팀장은 일부 기업에서 시행되고 있는 소사장 제도처럼 퇴직후 직원들이 살아갈 수 있는 제도를 운영해 봤지만 모두가 허사라며 말을 이었다.

한 직장에서 도태된 직원들의 안일한 업무태도와 의식이 쉽게 변하지 않아 자기사업이라고 해도 은행에서 뭔가를 해주길 바란다는 것. 특히 은행의 도움이 끊어지는 시점에 다시 불만만 불거지고 노사간 악순환의 고리가 이어져 해결책 찾기가 쉽지 않다고 했다.

이뿐이 아니다. 임금피크제, 조기퇴직제 등도 끊임없는 노사간 불협화음을 내고 있지 않은가?

과연 서로가 Win-Win 할 수 있는 대안은 없는 것인가?
최근 사상 최고 실적 달성을 자랑하는 은행권의 노사간 갈등이 식을 줄 모른다. 한 은행에서 갈등이 불거지면 다른 은행으로 꼬리에 꼬리를 물고 마찰이 이어지고 있다. 옳고 그르고 잘하고 잘 못하고를 떠나 서로의 생존을 위한 외침이 계속되고 있다.

특히 합병을 거친 은행들의 노사간 마찰은 극렬한 대립각을 세우며, 파업 불사의 극한 갈등을 야기하고 있다.

이 문제를 세계경제와 자본주의 논리를 가져다 이야기 하고 싶지는 않다. 하지만 앞으로 끊임없이 반복될 M&A와 구조조정의 회오리에 대비해 심각하게 대안을 찾아보자고 말하고 싶다.

답은 명확하다. 경영자와 직원간 신뢰의 회복이다. 회사에 큰일이 생길 때마다 막연한 불안감에 휩싸여야 하는 직원들을 안심시킬 수 있도록 노사간 의사소통이 제대로 이뤄져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기업경영의 투명한 정보공유가 선결 과제다. IMF의 위기를 겪으면서 불안해 할 수밖에 없는 직원들을 이해해야 한다. 직원만족 경영. 회사에 대한 애사심과 함께 직원을 가족과 같이 생각할 수 있는 조직문화가 조성됐을 때 실타래는 풀리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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