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계, 카트리나 성금 모금 '불만'
금융계, 카트리나 성금 모금 '불만'
  • 김성호
  • 승인 2005.09.19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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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보험 증권 대상으로 50億 성금 모아
국가 재난은 정부차원서 해결해야 빈축

최근 미국이 허리케인 카트리나의 피해로 몸살을 앓고 있는 가운데 국내 금융업계도 고통분담 차원에서 각 협회를 중심으로 성금모금에 들어갔으나 취지와 달리 회원사들의 이렇다 할 동의를 얻지 못한채 빈축만 사고 있다.

이는 카트리나의 피해로 미국 시민들이 고통을 당하고 있다는데는 십분 공감 하지만 국가 재난은 정부차원에서 해결해야 될 일이지 굳이 기업들에게까지 성금을 모집할 필요가 있느냐는 것. 또 각 협회가 잉여금을 비축해 놓고도 회원사들에게 분담방식으로 성금을 모집하는 점에 대해서도 회원사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19일 금융계에 따르면 최근 은행연합회는 보험 증권 등 각 금융권 협회 관계자들을 모아놓고 미국 카트리나 피해에 대한 성금 모금을 논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자리에서 은행 보험 증권업계가 총 500만달러(한화로 약 50억원)를 모금하기로 했으며, 은행에 317만달러, 생명보험에 80만달러, 손해보험에 40만달러, 증권사에 30만달러, 나머지 금융기관에 30만달러를 각각 배정했다.

이에 각 협회는 회원사의 자산규모, 당기순이익, 임직원수 등을 감안해 성금을 차등화 시켜 배분했고, 늦어도 다음주 수요일까지 적십자사를 방문해 성금을 전달할 예정이다.

업계는 카트리나의 피해가 예상보다 심각했고 고통받는 미국 시민들의 모습이 연일 보도되면서 그 피해와 고통해 대해선 어느정도 공감 하지만 타국가 재난에 그것도 금융권과 밀접한 연관이 없는 일에 대해 성금을 분담해 내라는 것이 쉽게 납득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타국가 재난의 경우 특히 이번과 같이 천재지변으로 인한 재난에 대해선 국가차원에서 성금을 내는 것이 맞지 않느냐”며 “그것도 각 사마다 자의에 의해서가 아닌 협회차원에서 회원사들을 소집해 동의를 얻어 성금을 분담해 모집하려는 점이 과연 바람직한 것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또 각 협회의 경우 이미 회원사들로부터 받은 회비의 잉여금이 비축돼 있음에도 불구하고 무슨 일이 발생할 때마다 회원사들로부터 추가로 돈을 걷는 점에 대해서도 강한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협회가 이익단체도 아닌데 굳이 잉여금을 축적해 놓고 있을 필요가 있느냐”며 “이같은 상황이 발생할 때 사용하면 회원사들의 부담도 줄고 협회도 존재의 가치를 인정받게 되는 것인데 때마다 잉여금은 그대로 놔 둔채 회원사들로부터 돈을 걷는 것이 곱게 보일리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협회 한 관계자는 “물론 이번 성금같은 경우 잉여금으로 낼 수도 있지만 협회의 잉여금보다는 회원사의 수익 중 일부를 성금으로 내는 게 의미가 더 있다고 판단해 이같이 한 것이다”고 말했다.

한편 일부에선 얼마전 울릉도가 태풍으로 막대한 피해를 입었는데 국내에서 발생한 재난에 대해선 나몰라라 하면서 타국가 재난에 대해선 발 벗고 성금 모금에 나서는 각 협회의 행태에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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