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피했지만...저축은행업계 "출구가 안보인다"
태풍 피했지만...저축은행업계 "출구가 안보인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영업환경 악화로 추가퇴출 가능성

[서울파이낸스 나민수기자] 지난 2년간 고강도 구조조정에도 불구하고 저축은행업계의 '위기론'은 쉽사리 꺾이지 않는 모습이다. '태풍은 피했지만 복구가 쉽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금융당국은 현대스위스저축은행에 대해 '경영개선명령'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지난 5월5일까지 증자 등을 통해 자본을 확충하도록 '경영개선요구'를 받았지만 이를 완료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다만 금융당국은 단계적 추가 증자를 통해 연말까지는 경영 정상화에 나서겠다는 현대스위스 측의 의견을 받아들여 증자 시한을 연말까지 연장해주기로 했다.

현재 현대스위스저축은행의 3월 말 기준 누적 당기순손실은 3,766억원에 달하며, 국제결제은행(BIS)자기자본 비율 역시 영업정지 수준인 -7.2%다. 법규상 요구되는 BIS비율 5%수준이다.

업계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업계 1위 저축은행을 퇴출시킬 경우의 파장을 우려해 증자 시한을 연장해주기로 한 것"이라며 "대주주인 SBI홀딩스가 현재까지 2000억원 이상의 돈을 투입한 만큼 연말까지 추가 증자에 나서겠지만 규모가 커 자금 모으는 것이 쉽지만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현대스위스는 당초 'SBI저축은행'으로 상호를 변경하려했던 계획을 경영정상화 이후로 연기할 방침이다.

더욱 심각한 것은 이 같은 상황이 비단 현대스위스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데 있다. 현재 퇴출 가능성이 불거진 스마일저축은행의 경우 3월말 기준 BIS비율은 -14.05%이며 고정이하여신비율은 51.30%, 3분기까지의 순손실이 274억에 달하는 등 경영난이 심각한 상태다.

스마일저축은행은 지난 5월 금융당국으로부터 경영개선명령을 받았지만 45일이 지난 지난달 17일 0시까지도 자본 확충에 실패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저축은행업계에는 스마일저축은행 외에도 BIS비율이 마이너스인 저축은행이 일부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처럼 저축은행 위기론이 끊이지 않는 것은  영업환경이 갈수록 나빠지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저축은행업계는 기준금리 인하 및 대부 중개수수료 상한제 등으로 대출금리를 잇따라 인하하고 있지만 금융소비자들의 발길이 갈수록 줄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제1금융권에서 서민금융 상품을 출시하고 있으며 러시앤캐시 등 대형 대부업체들마저 대출금리를 약 10% 내리는 등 주요 고객층이 분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최근 시중은행과 대부업체들이 경쟁적으로 대출금리를 인하하는 만큼 저축은행업계도 대출금리를 더욱 낮춰 고객들을 유치할 수밖에 없다"며 "하지만 개인대출만으로 영업에 도움이 되지 않는 만큼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야 하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수익성이 보장되지 않는 상황에서 대출금리만 인하하다간 제2의 저축은행 사태가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