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시트로엥 DS4] 매력적인 까다로움?
[시승기-시트로엥 DS4] 매력적인 까다로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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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트로엥 DS4 주행 모습.

[서울파이낸스 정초원기자] "뭔가 독특한 매력이 있네요"

국내 시장에서는 아직까지 생소한 프랑스차, 시트로엥 'DS4'의 첫 인상이다. 쿠페의 날렵함과 세단의 우아함, SUV의 공간 활용도를 모두 갖춘 차라는 게 회사 측 설명.

실제로 DS4를 처음 맞닥뜨리면 이 차의 '정체'를 판단하기가 쉽지 않아 난감하기까지 하다.

첫눈엔 SUV로 착각했다가 금새 해치백으로 판단을 바꾸게 되고, 더 자세히 들여다 보면 세단 특유의 세련된 선까지 발견할 수 있다. 생소한 디자인 탓인지 태생은 준중형이지만 얼핏 중형차 이상 차급으로 착각하게도 만든다.

그러면서도 외관이 어색하거나 결코 '못난이'는 아니다. 지난 2011년 62개국 6만명 이상의 네티즌들이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차'로 뽑았을 정도로 디자인 측면에서 이미 검증받은 모델이다.

특히 이날 시승차로 준비된 'DS4 소 시크 모델'은 하얀색 외관 덕에 깔끔하고 유연한 디자인이 더욱 돋보였다. 이처럼 독특한 외관의 DS4의 승차감은 과연 어떨까? DS4와 함께 경기도 화성 일대에서 약 3시간여 동안 달려봤다.

우선 운전석에 앉으면 깔끔한 인테리어가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다. 브라운 컬러로 마감된 가죽시트도 인상적이다. 일명 '와치 스트랩 하바나 가죽 시트'다. 겉으로 보이는 세련미 못잖게 편안한 착좌감을 갖췄다. 몸과 눈을 모두 만족시키는 고급스러움이라 할만 하다.

탁 트인 앞유리는 여타 준중형차에서 찾아보기 힘든 DS4만의 강점이다. 길고 넓은 앞유리 특성에 맞추기 위해서일까. 보통 접었다 펴는 방식으로 활용하는 일반적인 햇빛가리개와 달리, DS4의 '파노라마 윈드스크린'은 앞유리에 붙은 채 위·아래로 움직인다. 윈드스크린을 완전히 위쪽으로 밀어붙이면 시야는 운전자의 머리 끝까지 확보된다. 차고 넘칠 정도의 개방감이다.

▲ 시트로엥 DS4 내부 모습.

출발하기 직전에는 낯선 브레이크 조작법 덕에 다소 애를 먹었다. DS4의 경우 기어 쪽에 위치한 '전자식 브레이크'를 당겨줘야 출발이 가능하다. 후진을 할 때도 비슷한 상황이 벌어졌다. 아무리 움직여 보려 해도 후진(R) 쪽으로 기어 레버가 이동하지 않았던 것. R로 움직이고 싶을 때는 레버를 살짝 들어올려야 한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아챘다.

본격적으로 가속 페달을 밟아 보면 낯선 주행 감각에 당황스러움이 커진다. 페달을 밟을 때마다 시원스럽게 치고 나가기 보다는, 제자리에서 머뭇거리는 듯한 느낌이 강하기 때문이다. 1.6 HDi 엔진에 최고출력 112마력, 최대토크 27.5kg·m의 힘을 내는 것 치고는 성에 차지 않는 주행감이다. 차량 조작에 문제가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까지 들었다.

이같은 당혹스러움의 비밀은 수동 기반의 전자제어 트랜스미션 시스템인 'EGS 기어박스'에 있었다. 한마디로 수동변속기에 자동 변속을 접목한 시스템이다. 국내 시트로엥 차량 중에서는 DS3와 DS4에 적용됐다.

연비 효율성을 높여 경제적인 운전이 가능하도록 해주지만 낯선 주행감만은 어쩔 도리가 없다. 이런 낯선 느낌을 피하려면 변속 시점에 운전자가 가속 페달에서 발을 떼주면 어느 정도 해결된다. 일정 부분 속도가 올라가도 특유의 울컥거림도 많이 줄어든다.

▲ 시트로엥 DS4 와치 스트랩 하바나 가죽 시트.

여기에 '스톱 앤 스타트' 기능이 더해지면 다소 어지러운 주행감이 배가될 수 있다. 주행 중 브레이크 페달에 발을 갖다 대면 잠시 시동이 꺼지는 기능으로, 연비를 높여주는 역할을 한다. 이같은 기능들 덕에 DS4의 복합 연비는 17.6㎞/ℓ를 찍었다.

여기서 하나 '재미있는' 기능도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다. '익숙치 않음'에 사과라도 고하듯 앞좌석 등받이에 안마기능을 탑재하고 있다. 장시간 운전시 운전자의 피로감까지 배려한 세심함이 돋보인다. 

이 외에도 사각지대 모니터링 시스템, 냉장 기능이 있는 센터콘솔 수납공간 등 다양한 편의·안전 사양들이 즐비하다. 디자인과 실용성 면에서는 장점을 두루 갖춘 차임이 분명하다.

다만, 역시나 이같은 매력적인 차를 제대로 다룰 줄 아는 주행요령을 익히는 게 운전자가 가장 먼저 해결해야할 숙제인 듯 싶다.

판매 가격은 DS4 시크 3960만원, 소 시크 4390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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