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부진은 업황 탓?…증권사 CEO 대부분 '연임'
실적부진은 업황 탓?…증권사 CEO 대부분 '연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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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리딩투자·이트레이드證 사령탑 교체

[서울파이낸스 윤동기자] 악화일로의 실적과 달리 증권사 CEO들 대부분이 연임에 성공했다. 당초 실적악화를 이유로 상당수 CEO가 물갈이 될 것이라는 예상이 빗나간 셈이다. 다만 일부 증권사의 경우 새로운 인물을 사령탑에 앉혀 활로 모색에 나서는 모습이다.

◆"실적하락은 업황 때문"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날 주주총회를 연 메리츠종금증권은 최희문 대표이사를 재선임했다. 지난달 31일 열린 주주총회에서 7명, 이달 5일에는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사장이 연임에 성공하면서 벌써 9명이나 자리를 지켰다.

이들 중 유 사장과 고원종 동부증권 사장의 경우 실적개선을 인정받은 사례다. 특히 유 사장은 2012회계연도(2012년 4월~2013년 3월)에 1901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해 지난해 대비 9.6% 감소했지만 대형증권사 중에서 가장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으며 2007년 이후 7년 연속 임기를 이어갔다.

동부증권도 실적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지난 회계연도 동부증권은 순이익 658억원을 기록해 전년대비 811% 크게 올랐다. 이를 진두지휘한 고 사장도 무난히 연임이 결정됐다.

조강래 IBK투자증권 사장 역시 2012회계연도 3분기까지 흑자 행진을 달성하는 등 긍정적 평가를 받으며 연임에 성공했으며, 제갈걸 HMC투자증권 사장도 실적이 호전됐다는 평가에 2008년 대표이사에 오른 이후 6년 연속 자리를 지켰다.

그 밖에 윤경립 유화증권 대표이사 사장도 1998년 이후 연임을 이어갔으며 유창수 유진투자증권 사장, 전평 부국증권 사장 등도 연임에 성공했다. 지난해 9월 사장에 취임한 문구상 골든브릿지투자증권 사장도 실적 악화와 노조 파업 등의 악재에도 연임에 성공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전년대비 실적이 반토막 나는 등 부진한 곳도 많았지만 CEO 개인의 경영성과가 미흡했다기 보다 업황 자체의 문제로 귀결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사령탑 교체로 분위기 반전 노려

반면 CEO 교체를 통해 분위기 쇄신을 꾀한 곳도 있다. 이들 증권사는 실적 부진 외에도 M&A나 기업 구조조정, 노조와의 갈등이 주된 요인으로 작용했다.

동양증권은 지난 4일 전진석 동양자산운용의 대표를 신임 대표로 내정했다. 전 대표인 이승국 대표가 지난 4일 임기가 2년 이상 남겨 놓고 돌연 사의를 표명한 데 따른 후속인사다.

이 전 대표의 돌연 사의 표명은 실적 악화의 탓도 있다. 동양증권은 지난 회계연도 당기순손실이 50억원으로 적자가 심해진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모기업인 동양그룹의 구조조정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리딩투자증권도 최근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열고 손영찬 전 부사장을 신임 대표에 선임했다. 리딩투자증권도 전임 박철 대표가 지난 2월 25일 실적 악화를 이유로 사임한 이후 이흥제 부사장이 대표권한 대행으로 두어 달 가량 회사를 이끌어갔다. 리딩투자증권도 박 전 대표가 사임한 2월말 최대주주인 박대혁 부회장의 지분 매각 문제가 불거졌다.

이트레이드증권은 주주총회를 통해 남상현 전 대표 대신 홍원식 전무를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이트레이드증권은 현재 M&A를 위해 시장에 나온 상황이지만 사겠다고 나서는 매수자는 없다.

주주총회와 관련은 없지만 김신 현대증권 사장도 지난달 23일 실적 악화를 이유로 사의를 표명해 종전 김신·윤경은 각자 대표 체제에서 윤경은 단독 대표 체제로 변경됐다. 현대증권도 지난해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는 등 극심한 실적난과 노동조합과 소송까지 진행되고 있는 등 내홍을 겪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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