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매대란 우려...정부-투신업계 '동상이몽'
환매대란 우려...정부-투신업계 '동상이몽'
  • 임상연
  • 승인 2003.03.19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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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값 급락 일반펀드로 확산 조짐
재경부 카드채 아무 문제없다’자제 당부 급급
업계 시장 안정위해 채권안정기금등 시급.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카드채 환매대란’을 놓고 정부와 투신업계가 서로 다른 ‘환매 체감론과 대책론’을 내놓고 있다.

재경부는 대주주 증자유도 등 카드정상화대책으로 카드사의 재무구조와 경영상태가 대폭 개선될 수 있는 만큼 카드채에 대한 시장 불안은 단순히 기우에 불과하다는 입장인 반면 투신권은 카드 채권값 급락에 따른 수익률 하락으로 MMF환매는 물론 일반펀드의 환매요청까지 늘어나고 있다며 환매대란을 막기 위한 정부의 신속하고 과감한 대책이 절실히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 환매대란 위기감 고조

정부의 카드정상화대책에도 불구하고 유통시장에서 카드채 거래가 거의 이루어지지 않으면서 환매요청에 시달리고 있는 투신사와 증권사들이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일부 투신사 및 투자자문사가 환매요청에 못이겨 카드채를 헐값에 매각하면서 환매대란에 대한 우려감은 더욱 고조되고 있는 상태이다.

실제로 지난 18일 우량 카드채인 LG카드 발행분 일부가 9.2%의 높은 금리로 거래됐다. 이에 따라 채권평가사들의 카드채 평가가격도 대폭 낮아졌다. 채권평가사들은 지난 17일 카드채 유통수익률을 평균 0.5~0.7%포인트 올린데 이어 지난 18일에는 평균 0.15%포인트를 추가로 올렸다.

업계에서는 환매요청이 끊이지 않는 상황에서 이 처럼 장기간 카드채 거래가 중단되거나 채권가격이 급락하게 되면 투자자들의 불안은 더욱 커질 수 밖에 없고 MMF를 시작으로 일반펀드에까지 환매요청이 번지면서 환매대란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와 관련 대형투신사 관계자는 “카드채 가격이 급락하게 되면 카드채 편입비율에 따라 장부가로 평가하는 MMF의 수익률은 시가와 괴리율이 커질 수 밖에 없다”며 “시가평가로 돌아설 경우 수익률 추가 하락이 불가피해짐에 따라 투자자들의 환매요청도 더욱 거세질 수밖에 없다”고 말해 환매대란에 대한 가능성을 우려했다.

일련의 환매사태는 투신사뿐만 아니라 증권사들의 유동성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삼성 LG투자증권 등 일부 증권사는 지난 11일 SKG분식 파문으로 시작된 환매사태부터 고객관리 차원에서 회사 돈으로 환매에 응해오고 있었다.

하지만 카드채 부실 우려가 확산되고 시장에서 거래가 전혀 이루어지지 않으면서 이들 증권사도 부분 환매로 전환하거나 환매 거부 사태까지 벌어지고 있다. 환매사태로 미매각 수익증권 규모가 커지면서 영업용순자본비율 주가 등 재무구조에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형사 관계자는 “이미 삼성 LG투자증권 등이 환매로 인해 미매각 수익증권 규모가 1조원에 달하는 등 유동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카드채 부실에 대한 우려가 빠른시일내에 해결되지 않을 경우 투신은 물론 증권사의 영업구조가 크게 악화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 금융당국 모르쇠 일관

증권 및 투신업계는 카드채로 인한 환매대란 우려가 높아짐에 따라 정부의 신속하고 과감한 환대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 재경부나 금융당국은 ‘카드채는 아무 문제가 없다’며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단순히 시장이 과민하게 반응하고 있을 뿐 시간이 지나면 해결될 문제라는 것이다.

변양호 재정경제부 금융정책국장은 지난 17일 기자간담회에서 “SK글로벌 문제와 카드채 불안이 겹쳐있긴 하지만 시장에서 너무 과민하게 불안해 하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못박았다.

또 그는 지난 18일에 열린 투신사 회의에서도 “카드채에 대한 불안 등으로 환매요청이 들어오고 있지만 카드채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며 “환매요청을 하지 않고 기다리는 것이 손실을 줄이게 될 것”이라고 일련의 환매대란 우려를 불식했다.

변 국장은 “카드사들은 모두 대주주가 튼튼하고 지난 17일 발표된 정부 조치로 흑자전환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했다”며 카드채 부실우려는 기우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정부의 이 같은 환매 체감론과는 달리 시장에서는 개인 및 중소법인들의 환매요구가 끊이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정부의 거듭된 자제당부에도 불구하고 지난 17, 18일에도 5조원 가량의 자금이 빠져나갔다. 환매수준은 다소 감소하고 있지만 투신 및 증권사의 환매 체감온도는 아직까지 풀리 기색을 보이지 않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에 투신업계 관계자는 “시간이 지날수록 환매수준은 감소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시장의 유동성 악화로 증권 및 투신사들이 환매에 응하지 못하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실제 환매 체감온도는 지난 주와 다를 게 없다”며 “채권시장의 유동성 악화로 펀드 환매대란의 우려가 높아지는데도 정부는 카드정상화대책으로 할 일을 모두 끝마친 것처럼 이야기하고 있다”며 볼멘소리를 내놓았다.


- 카드채 흡수방안 절실

증권사 금융상품팀 한 관계자는 “정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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