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 금융그룹, 국내 보험시장서 잇따라 철수
외국계 금융그룹, 국내 보험시장서 잇따라 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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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SBC그룹, 하나금융에 하나HSBC지분 매각

[서울파이낸스 유승열기자] 외국계 자본이 국내 보험시장에서 잇따라 철수하고 있다. 유로존 위기로 인한 자금난이 심화되는 데다 국내 금융시장 역시 상황이 녹록치 않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14일 생명보험업계에 따르면 HSBC그룹이 하나금융지주에 하나SHBC생명 지분을 넘기고 국내 시장에서 철수했다. 이에 하나금융지주는 13일 하나SHBC생명을 '하나생명'으로 사명 변경했다.

앞서 하나금융지주는 지난 10일 주주총회를 열어 홍콩상하이은행(HSBC)이 보유하고 있는 하나HSBC생명 지분을 인수했다. 인수 지분은 50%에서 한주 빠지는 규모이며, 가격은 알려지지 않은 상태다.

HSBC그룹이 국내 보험시장에서 철수한 것은 스튜어트 걸리버 HSBC 최고경영자(CEO)의 방침에 따른 구조조정의 일환이라는 설명이다. HSBC은행은 세계 84개국에 진출해 양적인 성장을 이뤘지만 실익은 많지 않았다. 이에 걸리버 CEO는 지난 2년 동안 53개의 사업을 철수, 매각하는 등 불필요한 사업을 과감하게 정리했다.

아비바그룹도 유로존 위기로 인해 순이익이 대폭 감소하는 등 경영난에 시달리자 지난해 국내시장에서 철수키로 하고 우리금융지주와 지분매각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아비바그룹은 우리아비바생명 지분 47.3%를 우리금융에 조속히 매각하려 하지만, 가격에 대한 의견 조율이 되지 않아 현재까지 진전이 없는 상태다.
 
ING그룹은 올초부터 ING생명 매각을 재시도하고 있다. 현재 MBK파트너스, CVC캐피탈, 동양생명, 한화생명, 교보생명 등이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ING그룹은 지난해 유로존 위기로 인해 경영난을 겪던 ING그룹은 KB금융지주와 M&A을 타진했지만, KB금융지주의 내부 갈등으로 무산된 바 있다.

이에 앞서 에르고그룹은 에르고다음다이렉트의 만성적자, 낮은 성장 가능성 등의 이유로 지난해 5월 악사그룹에 지분을 넘기고 철수했다.
 
이같이 외국계 그룹의 국내보험시장 철수는 유로존 위기로 인한 경영난 때문이라는 외부요인이 주로 작용했다. 이와함께 국내 보험시장의 낮은 성장성과 금융당국의 규제도 사업을 옥죄고 있다는 판단이다. 

이 외에도 회사 및 설계사 채널 규모면에서 밀리던 외국계 보험사들이 국내 보험사와의 경쟁에서 경쟁우위를 확보하지 못한 것도 요인이다. 합작사간 의견 충돌 역시 시너지 효과를 저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한 생보사 관계자는 "합작사의 경우 보험업의 근간인 설계사 채널이 미비해 생존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회사 및 대면채널의 규모가 작은 외국계 자본들이 회사 사정과 당국의 높아져 가는 규제에 결국 포기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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