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카드 초대 사장 오무영
롯데카드 초대 사장 오무영
  • 서울금융신문사
  • 승인 2002.12.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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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업계 판도변화를 주도할 롯데카드 초대사장에 오무영(61·사진) 前 BC카드 사장이 선임됐다. 지난 4일 서울 한남동 단국대 신용카드학과 연구실에서 그를 만났다.

오 사장은 기존 카드사 이미지에 묻어갈 필요는 없다며 백지에 다시 그림을 그리는 마음으로 품격있는 카드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그룹측과 향후 사업전략에 대한 세부적 논의는 하지 않았지만 백화점, 호텔, 롯데월드 등 그룹 계열사를 적극 활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 사장은 지난 84년 재무부(現 재정경제부) 법무담당관에서부터 감사관까지 8년간 공직에서 잔뼈가 굵은 인물로 93년부터 6년간 BC카드 사장을 역임했다. 99년에는 신용카드 관련 연구로 성균관대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지난해부터 단국대 산업경영대학원 신용카드학과 주임교수로 활약할만큼 카드 전문가로 통한다.

오 사장은 과도한 경품제공, 포인트 적립 등의 제살 깍아먹기식 경쟁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못박았다.

또 43만명의 회원을 보유했던 동양아멕스카드의 전산 및 CRM시스템으로는 5백만명에 달하는 롯데백화점 카드회원을 수용할 수 없다며 취임 이후 인프라 구축에 먼저 투자할 것임을 시사했다.

현금서비스 비중은 정부의 요구 수준인 50% 이내로 유지하면서 카드 본연의 기능인 신용판매에 중점을 둘 것이라는 오사장은 소비자 선택(Consumer Choice)을 이끌어 낼 수 있는 카드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롯데카드 CEO선임 문제는 前 BC카드 사장을 역임한 오무영씨가 낙점을 받음으로써 일단락됐다.

그동안 카드업계는 5백만명이 넘는 롯데백화점카드 회원을 보유한 롯데그룹이 동양카드를 인수한 후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 것으로 예상, 과연 초대사장에 어떤 성향의 CEO가 선임될 지 주목해 왔다.

또 그룹 차원에서도 내부인사를 발탁할 것인가 아니면 외부 전문경영인을 선임할 것인가를 놓고 고민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롯데그룹은 지난 11월 전문경영인 영입을 확정하고 5개 계열사 사장단이 10여명의 리스트를 작성, 개별 인터뷰를 진행했다.

당시 물망에 올랐던 인사들로는 미도파 법정관리인인 K씨, S은행 K씨, S카드사 출신 K씨 등으로 전해졌다. 이중 마지막까지 접전을 벌인 인사는 K카드사 부사장으로 알려졌다.

약 10:1의 경쟁을 뚫고 롯데카드 사령탑에 오른 오 사장은 그야말로 사람냄새가 물씬 풍긴다. 공직에 몸담았던 사람답지 않게 소탈하고 격의없다. 60세가 넘은 나이지만 일에 대한 열정과 추진력은 젊은 사람 못지 않다는 게 주변의 평가다.

93년부터 6년간 BC카드 대표이사로 재직하면서 당시 13개 회원사간 의견조율과 카드관련 전산시스템 구축 및 밴사업 등을 주도적으로 추진했던 장본인이다.

지난해 8월 단국대 산업경영대학원이 신용카드금융 과정을 신설했을 당시에는 강사진 채용에서부터 신용카드학 개론 강의까지 책임지는 열의를 보여왔다. 오사장은 롯데카드 대표이사직에 취임한 이후에도 겸임교수직을 병행할 계획이다.

얼마 후가 될 지는 모르지만 사장직에서 물러나면 학교로 다시 컴백하고 싶다라고 오 사장은 말했다. 대학원측도 전문 강사진 채용과 관련 카드업계에서 다년간 인적 네트워크를 구축해 온 오사장만한 사람이 없다는 판단 하에 사퇴를 만류한 것으로 전해졌다.

오 사장은 1941년 함경북도 청진 출생. 60년 서울고, 65년 연세대 정치외교학와 73년 동대학원 경영대학원을 졸업했다.

오 사장의 비즈니스 마인드는 선친에게서 물려받은 것. 최근 작고한 오 사장의 선친 오규원씨는 경성고등보통학교를 마친 엘리트로 백화점이란 개념조차 생소했던 일제시대에 함경북도 청진역 앞 4층 건물의 마루미 백화점을 창업한 인물. 여기에 국내 최초 양식집을 운영할 정도의 재력가였다.
오 사장은 김영태 前 동양카드 사장이 자리를 비우는 데로 롯데카드로 출근할 예정이다. 임원 선임 문제에 대해서는 그룹측에서 알아서 할 일이라고 잘라 말했다.

또 신격호 롯데그룹 회장에게 전폭적 지지를 부탁했다고 말해 카드업계가 예상했듯 계열사를 최대한 활용한 연계 마케팅을 할 것임을 시사했다.
끝으로 오 사장은 사견임을 전제해 카드 사용에 따른 포인트를 경품으로 줄 것이 아니라 2세에게 장학금으로 주는 등의 새로운 아이디어를 구상중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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