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시장 아직은 '지뢰밭'
금융시장 아직은 '지뢰밭'
  • 임상연
  • 승인 2003.03.16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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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채권등 안정세 불구 전망 여전히 불투명
아직 금융시장은 고요한 지뢰밭을 기어가는 형국이다.

SKG 분식회계 파문으로 크게 흔들리던 금융시장이 지난 14일 정부의 긴급대책 발표 이후 다소 안정세를 찾아가는 양상을 보이고 있으나 국내외 금융전문가들 사이에서는 SKG 파문의 여진과 국내외 외생변수들이 가져올 또 한번의 충격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최근 국내 금융시장을 불안하게 하던 이라크戰 등 외생변수들의 불확실성이 더욱 확대되고 SKG에 이어 카드채 부실 등 내부불안이 확산되면서 이 같은 우려는 고조되고 있는 분위기다.

17일 정부당국 및 금융권에 따르면 SKG 분식회계 파문으로 촉발된 투신권의 환매규모는 지난 14일 현재 총 13조8천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정부의 국고채 2조원 매입 결정으로 금리 상승이 한풀 꺽이면서 투신권의 환매사태도 일단 진정 국면에 접어든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투신권에서는 이번 대책이 미봉책에 불과하다고 평가한다.

국고채 매입을 통해 인위적으로 금리상승을 막았지만 채권시장의 수급 등 체질개선은 전혀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상태이기 때문이다.

특히 SKG 채권에 이어 30조원에 이르는 카드채 부실 불안이 채권시장의 수급을 더욱 옥죄고 있어 SKG 분식회계 파문의 여진에 따라 채권시장 자체가 붕괴될 가능성도 있다는 지적이다.

한 펀드매니저는 “SKG분식, 카드채 부실 문제 등 채권시장은 현재 살얼음판”이라며 “법인자금 환매를 막고는 있지만 불안심리가 확산되면서 이미 시장에서는 우량 회사채마저 거래가 안 되는 등 자금흐름의 왜곡현상이 심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주식시장도 아직 불안하긴 마찬가지다. 주말장인 지난 14일 주가는 정부의 직접개입 의사와 한미 정상의 북핵문제 평화해결 의지 재확인 등 투자심리 회복으로 9일만에 5.87p 상승했다.

하지만 이라크戰 지연 등 외생변수의 불확실성은 더욱 확대되고 있어 향후 증시전망이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또 채권시장의 불안요소까지 상존해 있어 지수 500선 붕괴 등 증시침체에 대한 부정적 전망도 여전히 힘을 지니고 있는 상태다.

증권사 한 애널리스트는 “금융시장 안정세로 지수가 530선을 지키기는 했지만 14일 기관 외국인 모두 순매도세를 유지하는 등 아직 불안감이 완전히 해소된 것 같지 않다”며 “내·외부적인 불안요소로 투자심리가 위축되고 펀더멘털 자체도 흔들리고 있어 전망마저 힘든 상태”라고 말했다.

환율시장의 진정 기미에 대한 의견도 분분하다. 정부의 시장 직접개입 의사로 14일 원화값은 개장 초부터 급등, 달러당 원화값이 15원 오른 1천235원에 마감됐지만 역외세력들의 달러 사재기와 수출업체들의 자금 융통을 위한 달러 고가매도가 이어지고 있어 환율급등에 대한 불안감은 아직 완전히 해소되지 못한 분위기다.

또 북핵문제 등으로 국내 컨트리 리스크가 커지면서 해외에서는 외화차입시 붙는 가산금리를 잇따라 올리고 있어 환율 및 채권시장 전망을 더욱 어둡게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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