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그룹, 지난해 투자축소…정권말 '눈치보기'
10대그룹, 지난해 투자축소…정권말 '눈치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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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현대重 작년 투자 각각 32%·27% ↓
경기영향 큰 기계장치 투자도 16% 감소

[서울파이낸스 임현수기자] 매년 늘어나던 10대그룹의 투자규모가 지난해 이례적으로 줄어들었다. 경기상황을 낙관하기 힘든데다 정권교체기에 따른 눈치보기의 결과로 풀이된다.

10일 경영 평가사이트인 CEO스코어가 국내 10대그룹의 비금융상장계열 83개 회사의 최근 부문별 투자집행동향을 조사한 결과 지난해 총투자규모는 82조4018억원으로 2011년의 83조3819억원에 비해 1.2%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매년 투자규모를 늘려오던 흐름을 감안하면 매우 이례적인 것이다.

박주근 CEO스코어 대표는 "지난해 대통령 선거과정에서 경제민주화가 뜨거운 이슈로 떠오르자 재벌그룹들의 투자집행을 정권교체 이후로 미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10대그룹 중에서는 LG그룹과 현대중공업이 가장 큰 폭의 투자감소를 보였다.

LG그룹의 지난해 투자액은 9조9477억원으로 직전년(14조6908억원) 대비 32.3%나 줄였다. 현대중공업도 지난해 1조4560억원을 투자해 직전년(1조9874억원) 대비 26.7% 감소했다.

한진그룹과 한화그룹은 지난해 각각 2조1320억원과 1조688억원을 투자, 직전년 대비 16.6%와 16.8%씩 투자를 줄였다.

투자를 가장 많이 늘린 곳은 현대자동차와 GS그룹이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29.4% 늘어난 10조3198억원을 투자했고 GS그룹은 25.1% 늘어난 2조3597억원을 각각 투자했다.

투자순위 부동의 1위인 삼성그룹은 지난해 0.5% 늘린 26조1163억원에 그쳤다. 2011년 5.8% 투자를 늘렸던 것에 비하면 투자를 거의 늘리지 않은 셈이다.

지난해 SK그룹은 11.6% 늘린 16조6300억원을 투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적인 투자규모 감소세도 문제지만 경기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기계장치 부문의 투자가 감소한 점도 우려할 대목이다.

지난해 10대그룹의 기계장치 부문 투자규모는 24조8743억원으로 직전년(29조 5909억원) 대비 15.9%나 줄었다.

박 대표는 "가장 큰 문제는 전체 투자의 30%를 차지하면서 생산과 경기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기계장치 부문의 투자가 무려15.9%나 줄어들었다는 점"이라며 "기계장치부문은 전체 투자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고 경기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것이어서 파급효과가 빠른 경우 6개월이내에, 늦어도 1년내에는 나타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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