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첫 정규대학 개교…업계 '기대반 우려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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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KDB금융대학 입학식…"전문성 및 비용부담 과제" 

[서울파이낸스 채선희기자] KDB산은금융그룹이 금융권 첫 사내 정규대학의 포문을 열었다. 산은그룹은 금융대학교를 통해 고졸 채용을 넘어 '고졸시대'를 위해 앞장서겠다는 포부지만 업계 안팎에서는 비용문제, 교수진의 전문성, 학생들의 지속적인 호응 여부 등은 지켜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강만수 회장 "신(新) 고졸시대 열 것"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KDB산은금융그룹은 경기 하남시 미사리에 위치한 KDB금융대학교 캠퍼스에서 제1회 입학식을 열었다. 신입생 78명은 이날 입학식과 함께 오리엔테이션을 가졌으며 내달 2일부터 본격적인 수업을 받을 예정이다.

KDB금융대학교는 금융권 최초의 4년제 사내대학으로, 산은그룹 내 고졸 직원들은 금융학과(입학정원 120명)에 지원해 4년의 코스를 밟으면 정규 학위를 인정받을 수 있게 된다. 현재 교육과학기술부로부터 인가를 받은 사내 대학은 KDB금융대학을 포함해 △삼성전자공과대(4년제) △삼성중공업공과대학(2년제) △SPC식품과학대학(2년제) 등 4곳이다.

학생들은 주중엔 일하다 토요일엔 학교에 모여 경영학·경제학 개론뿐만 아니라 투자·기업·국제금융 등을 수강한다. 교수진은 미국의 코넬대와 카네기멜론대, 영국의 케임브리지대 등에서 박사 학위를 받은 산은금융그룹 임직원들이다. 또한 사측은 등록금, 교육비는 물론 지방근무자는 숙박비와 교통비까지 지원할 예정이다.

그룹측은 "취업·학업 병행시스템 구축을 통해 고졸채용을 확대하고 금융전문가, 글로벌인재를 양성한다"는 포부다. 강만수 회장은 "고졸취업과 사내대학 입학은 직업교육을 혁신하고 생산가능인력을 확충할 뿐만 아니라 최고의 복지라고 할 수 있다"며 "KDB금융대학교를 통해 '신(新)고졸시대'를 열겠다"고 말했다.

◇"운영비용 부담…교수들 전문성 떨어져"

금융권 안팎에서도 산은그룹의 금융대학교 '실험'을 주목하고 있지만 평가는 엇갈린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산은그룹이 고졸 채용에 적극 앞장서고 있는 모습은 금융권에서 좋은 본보기가 되고 있다"며 "산은의 새로운 도전은 금융권 내 긍정적인 변화의 바람을 몰고 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다른 은행권 관계자는 "사내 대학 출신 학생들은 상대적으로 편협된 시각을 가질 소지가 크고 사회적인 인정이 덜한 문제점이 있다"며 "또한 회사 내 별도의 학교를 설립·운영하는 것은 비용이 많이 들어 금융기관 입장에선 부담"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일반 대기업들처럼 학생수가 수백에서 수천명이면 모르겠지만 산은처럼 100여명 정도 수준이면 규모의 경제를 따졌을 때 비효율적"이라며 "교수진들도 일반 교수들에 비해 전문성이 떨어지는 데다 이들의 급여 문제만도 비용이 만만치 않게 나갈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산은측은 "각 계열사가 자기 학생 수만큼의 연수비를 지원하기 때문에 부담이 덜하다"며 "임직원들은 경력 도움은 물론 새로운 경험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에 참여하고 있고 강의비는 외부강사들에 지급하는 수준에 맞춰서 지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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