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과의 소통·신뢰 구축 위해 노력"
[서울파이낸스 채선희기자] 하성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이 일본중앙은행의 무제한적 양적완화 등으로 인해 올해 환율전쟁이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하성근 위원은 28일 서울 소공동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한국은행 출입기자단 오찬간담회에 참석해 이같이 밝히고 "이로 인해 각국의 보호무역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어 대외 의존도가 높은 국내 경제는 매우 심각한 상황에 직면해 있다"고 우려했다.
하 위원은 "국내 경제는 대외 의존도와 금융 개방도가 전세계 1, 2위로 갈 만큼 높다"며 "최근 거주자 외화예금 도입 등으로 해외 의존도가 개선은 됐으나 외국 자본 유출입에 심각하게 좌우되는 천수답 경제의 형태는 여전하다"고 말했다.
하 위원은 일각에서 제기되는 경기 회복론에 대해선 부정적인 견해를 드러냈다. 그는 "최근의 국내외 경제 상황은 체질 개선이나 기본 펀더멘털의 변화는 전혀 없는 상태"라며 "체질개선 없이 숙취를 해장술로 넘어가려는 노력이 대부분"이라고 비유했다.
그는 "최근 주요국들이 거품 붕괴의 후유증을 앓고 있는 가운데 또다시 새로운 거품으로 대응하려고 한다"며 "이 거품들은 새로운 불안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미국, 유럽 등의 추가 양적완화를 포함해 일본은행의 무제한 금융완화 정책을 정면으로 비판한 것이다.
국내 경제상황에 대해선 "글로벌 경기 회복 둔화 영향에다 가계부채 문제, 부동산 부진의 장기화로 인해 회복 수준과 활력이 약화되고 있다"며 "물가는 안정돼 있으나 오래 형성돼 온 인플레이션 구조가 깊숙이 자리잡고 있어 유의하지 않을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거시 경제 전체가 활력을 잃는 것도 유의해야 하지만 계층간·부문간의 불균형이 심화되고 있는 점도 눈여겨 봐야 한다"며 "이는 경기 대응적인 정책을 집행하는 데 있어 운신의 폭을 좁게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하 위원은 "지금과 같은 어려운 시기에는 정책 발표도 중요하지만 당국에 대한 신뢰구축도 중요한 시점"이라며 "시장과의 소통·신뢰 구축을 위해 예측 가능하고 일관된 정책을 수립하는데 중점을 두겠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