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한파에 토지시장도 '꽁꽁'
부동산 한파에 토지시장도 '꽁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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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국 토지 통계(자료: 지지옥션)
경매 낙찰가·응찰자수 역대 최저치 기록

[서울파이낸스 성재용기자] #1. 지난 17일 의정부법원 고양지원에서 낙찰된 고양시 덕양구 토당동 소재 토지(68.7㎡)는 감정가가 3845만원이었으나 세 차례 유찰되면서 감정가의 35%인 1359만원에 낙찰됐다. 문제는 같은 토지가 2007년 경매된 적이 있었다는 점이다. 6년 전 당시 감정가는 3433만원이었으며 감정가를 뛰어넘는 4100만원에 낙찰됐다. 수 년 사이 부동산시장이 급랭하면서 동일한 토지의 신세가 완전 달라진 셈이다.

#2. 지난 14일 충남 공주시 문금리의 한 토지(655㎡)는 감정가가 1703만원이었지만 무려 네 차례나 유찰되면서 감정가 대비 24% 수준인 408만원에 주인을 찾았다. 이 물건 역시 과거에 경매된 적이 있었다. 토지 인기가 한창이던 2007년 당시 감정가는 982만원이었으며 낙찰가는 716만원이었다. 아이러니한 것은 감정가는 과거에 비해 721만원이나 올랐지만 낙찰가는 절반 수준으로 떨어진 것이다.

부동산시장에 불어 닥친 한파로 주택경기는 물론, 토지시장까지 침체기를 겪고 있다.

23일 지지옥션에 따르면 2012년 한 해 전국에서 경매된 토지를 조사한 결과, 평균 낙찰가율이 65.1%로 집계돼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2002년 이후 상승세를 보이며 2007년 84.8%로 정점을 찍은 후 매년 하락해 지난해 60%대로 내려앉았다. 이 같은 추세는 올해까지 이어져 올 들어 지난 20일까지 전국에서 경매 진행된 토지의 낙찰가율은 62.3%를 기록, 최저치를 보였다.

낙찰가뿐만 아니라 거래량을 의미하는 낙찰률(경매물건 대비 낙찰된 물건 비율)도 2003년 이후 최저치를 보였으며 실제 경매에 사람들이 참여하는 평균 응찰자수도 2.2명으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낙찰가율과 마찬가지로 올 들어서도 거래량과 응찰자수가 줄어 1월 낙찰률은 26.2%, 평균 응찰자수는 2명으로 최저치를 나타냈다.

실제로 김포 양촌읍 구래리의 한 공장용지(251㎡)는 지난해 9월 감정가 4769만원에서 4번 유찰된 후 최저가가 1145만원으로 떨어졌다. 이후 2명이 응찰해 감정가의 26.1%인 1245만원에 낙찰됐다.

이 토지는 앞서 2005년 6월 감정가 4267만원에 두 번 유찰된 후 최저가가 2090만원까지 떨어진 다음에야 8명이 응찰해 감정가의 59%인 2519만원에 낙찰된 바 있다. 이 토지 역시 2005년에 비해 감정가는 500여만원 올랐지만 낙찰가는 절반으로 줄어들었다.

하유정 지지옥션 연구원은 "경매 토지는 낙찰 받게 되면 토지거래허가가 면제되며 토목공사, 진입로 개설, 용도변경 등 어떻게 가공하느냐에 따라 고수익이 창출될 수 있다"면서도 "하지만 시세파악이 어렵고 각종 법규 및 개발규제가 까다로워 사전에 충분한 이해가 돼야 하며 대출과 환금성이 용이하지 않음을 주의해 시간과 자금적 여유를 갖고 접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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