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 수장들의 잇딴 환시개입…전문가들 평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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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두개입 효과 제한적"

[서울파이낸스 채선희기자] "엔저에 적극 대응해 새 정부와 정책공조를 통해 대처하겠다" (김중수 한은 총재)

"환율은 각국의 경제 펀더멘털에 맞게 시장에서 결정돼야 하는 것이다" (박재완 기재부 장관)

최근 원화 강세와 더불어 엔저 현상이 심화되면서 외환당국의 두 수장인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와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이 잇따라 구두개입에 나섰다. 시장에서는 두 수장의 발언에 대해 의미를 부여하면서도 효과는 제한적일 것이라는 반응이다.

15일 서울 환시 및 금융권에 따르면, 원화의 가파른 절상에 이어 달러당 엔화 환율은 90엔선에 육박하며 32개월만에 최저 수준까지 떨어졌다.

이에 전일 김중수 총재와 박재완 장관은 엔저 현상을 부추기는 일본의 정책을 정면 비판하고, 미세조정을 포함해 환율 변동성을 완화시키는데에 적극적인 정책을 펴겠다고 밝혔다. 특히 '중앙은행 총재'라는 신분을 가진 김 총재의 구두개입 발언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었다.

김 총재가 직접 나선 데에는 일본 아베 정권의 엔화 약세 기조가 지나치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선진국발 양적완화로 원화 강세 기조가 지속되는 데다 엔화 약세까지 덮치면서 국내 수출기업의 심각한 타격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이에 일각에선 한은이 조만간 금리 인하에 나설 것임을 시사한 것이라는 해석에 무게를 싣고 있다.

그러나 총재의 구두 개입성 발언이 시장에서는 환영받지 못하는 분위기다. 

유현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박 장관의 환율 개입 발언은 이미 수 차례 나온 바 있어 큰 영향을 미치진 않을 듯 하지만 김 총재의 발언은 의미가 있다"면서도 "대외적 요인에 의해 원화는 강세를 띨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직접 개입 등 행동으로 나서지 않는 이상 경계심 정도로 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전일 김 총재의 구두개입 후 원·달러 환율은 5거래일만에 소폭 상승한 1056.1원에 장을 마쳤지만, 이날 환율은 다시 낙폭을 키우며 1055원대 보합거래를 이어가고 있다. 

곽태원 우리선물 연구원도 당국의 직접 행동을 촉구했다. 곽 연구원은 "환율 변동성을 약화시키려면 한은이 금리 인하 등 행동으로 보여줘야 한다"며 "금리 인하가 원화 강세 기조를 바꿀 수는 없지만 속도를 줄여 경제 영향을 줄일 수는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본래 중앙은행 총재는 환율전쟁 촉발을 이유로 환율에 대한 언급을 하면 안된다"고 강조하며 김 총재 발언에 대한 우려를 내비쳤다.

김창배 한국경제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총재의 환율 발언은 금리 인하를 고려하겠다는 포석으로 보인다"며 "그러나 금리를 이용한 통화정책이 환율조정 수단으로 유효할 지 의문인데다 통화정책의 고유한 목표와도 반하는 것이기 때문에 총재는 좀 더 신중한 판단 하에 발언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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