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삼성전자 200조 매출의 명암
[기자수첩] 삼성전자 200조 매출의 명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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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임현수기자] 삼성전자가 지난해 국내기업으로는 처음으로 연 매출 200조원을 넘어섰다. 영업이익도 29조100억원으로 30조원에 육박하며 5분기 연속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에도 매출 100조원을 돌파한 삼성전자는 4년 만에 두 배 가량 성장했다.

연매출 200조 돌파는 글로벌기업들 중에서도 그동안 제조사로는 도요타자동차와 폭스바겐 뿐이었다. 포춘 500대 기업에서의 순위에서도 삼성전자는 지난해 20위에서 올해 15위 정도로 올라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일등 공신은 갤럭시 시리즈로 대변되는 스마트폰. 이번에 공개된 삼성전자의 4분기 실적은 잠정치인 까닭에 사업부문별 실적은 확정되지 않았지만 시장에서는 200조 매출 중 휴대폰 부문이 110조원 가량 차지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1~3분기까지의 매출에서 휴대폰이 포함된 무선사업부 누적실적은 매출의 57%, 영업이익의 69%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높았다.

이렇듯 스마트폰 사업이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지만, 이는 반대로 특정 사업 편중이라는 약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특히 휴대폰 사업은 트렌드에 따라 생사가 갈리는 변화무쌍한 사업이다.

과거 10여년 간 휴대폰 시장을 주름잡던 '절대강자' 노키아가 스마트폰 등장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해 4년여만에 시장 1위 자리를 삼성전자에 내줬던 전례가 이를 잘 보여준다. 삼성전자의 글로벌 1위라는 입지는 이제 갓 2년째에 접어들었을 뿐이다. 

글로벌 1위를 위한 경쟁사들의 공세도 갈수록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과 함께 세계 스마트시장을 주름잡고 있는 애플은 빼앗긴 시장점유율을 되찾고자 아이폰의 마케팅 전략을 대폭 수정했다.

기존 고급화 전략에서 벗어나 저가형 아이폰을 출시하고 색상도 5가지 이상을 선보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애플의 전략이 성공할 경우 삼성전자의 시장점유율은 축소될 수밖에 없다.

이에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삼성이 신수종 사업 발굴에 더욱 박차를 가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휴대폰 사업에 대한 의존도를 줄여 사업위험을 분산시켜야 한다는 것.

하지만 삼성전자는 지난 2010년부터 바이오ㆍ의료기기ㆍ2차전지ㆍ태양광ㆍ발광다이오드(LED) 등 5대 신성장사업을 선정해 투자해 오고 있지만 아직까지 의료기기 외에는 눈에 띄는 성과가 없는 상황이다.

지난 2일 신년하례식에서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삼성의 앞길도 순탄치 않으며 험난하고 버거운 싸움이 계속될 것"이라며 "더 멀리 보면서 변화의 흐름을 앞서 읽고 삼성의 미래를 책임질 신사업을 찾아내야 한다"고 말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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