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업계 올해 ‘허리띠 졸라맨다’
증권업계 올해 ‘허리띠 졸라맨다’
  • 임상연
  • 승인 2003.03.11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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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전산투자 등 동결·축소 잇따라
내실경영 미래경쟁력 확보에 주력

증시침체로 영업수지가 크게 악화된 증권사들이 올 한해 임금 전산투자 마케팅 비용을 동결 또는 축소하는 등 본격적으로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

특히 이라크戰 내수부진 등 대내외적인 불안요소로 경제영역 곳곳에서 잿빛전망들이 쏟아지고 이에 따라 증시침체 역시 장기화될 조짐을 나타냄에 따라 증권사들도 올해는 확대, 공격경영보다는 조직 슬림화, 수익위주 경영 등 내실향상과 미래경쟁력 확보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1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최근 03’회계연도 경영계획을 준비하고 있는 증권사들은 올해 영업비용 최소화와 조직 슬림화, 수익위주 경영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 LG 대우 동원 대신 현대 굿모닝증권 등 대형증권사는 임금의 경우 성과보수체계 개편을 통해 완전 연봉제를 정착시키고 불합리한 성과평가 항목을 제거해 경영 출혈요소를 최소화한다는 계획이다. 또 사업부와 관리조직을 통폐합하는 등 조직개편을 통해 수익사업 위주로 경영전략을 꾸며나간다는 전략이다.

실례로 삼성 대우증권에 이어 LG투자증권은 지난 10일 기존의 Retail총괄, Wholesale총괄 명칭을 WM사업총괄, IB사업총괄로 변경하고, WM사업총괄 산하에 WM1,2사업부 및 WM지원센터를 신설하는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LG투자증권은 전지점 조직도 4월1일부터 WM형 조직으로 전환하기로 했다.
또 현대 굿모닝신한증권 등도 온라인관리자제도를 개선하는 등 성과보수체계와 조직개편을 진행중에 있다.

이에 대형증권사 기획담당자는 “전쟁리스크가 해소되면 경제가 다소 회복될 가능성은 있지만 유가 D램 내수부진 가계대출 등 경제전반에 걸친 불안요소가 잔존하고 있어 증시가 개선될 것이라고 단정하기는 힘들다”며 “불확실성이 해소되고 펀드멘털이 개선될 까지는 보수적인 경영정책과 투자가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마케팅 전산투자 등의 경우 크게 축소될 전망이다. 특히 전산투자는 개발계획 자체를 연기하거나 FIX(Financial Information eXchange), 방카슈랑스 등 꼭 필요한 프로젝트에도 비용요소를 줄여나가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대형사 한 CIO는 “올해 일임형랩 방카슈랑스 등 주요 부분에 대한 전산투자가 남아있긴 하지만 대규모 전산투자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상태”라며 “프로젝트를 장기 플랜화하거나 비용요소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다”고 덧붙였다.

동양 한화 SK 메리츠증권 등 중소형사는 지점 통폐합 및 희망퇴직 등을 통한 인력감축을 진행하는 것은 물론 올 한해 임금과 전산투자를 동결하는 곳이 잇따르고 있다. 실례로 최근 제투증권에 이어 한화, KGI증권 등이 연이어 희망퇴직을 실시했으며 지점간 통폐합을 실시, 감축경영을 들어간 상태이다.

더욱이 일부 중소형증권사의 경우 전산투자비용 부담을 줄이는 방안으로 또 다시 전산 아웃소싱 또는 파워서비스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매년 늘어나는 전산투자비용과는 달리 증시침체 약정감소 수수료 인하 등으로 영업이익이 크게 줄어들면서 전산유지 보수 조차도 내부적으로 해결하기 힘들어졌기 때문이다.

소형증권사 한 대표이사는 “지금과 같은 기조라면 더 이상 전산부분을 자체적으로 가져가는 것은 경영상 애로사항이 될 수 밖에 없다”며 “전산 자체를 업체에 아웃소싱해 비용요소를 최소한 줄이는 것을 일부 증권사들과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증시침체와 과당경쟁으로 인한 영업수지 악화로 증권업계 구조조정이 갈수록 힘들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대부분의 증권사들의 주가가 액면가 밑으로 떨어진 상태여서 가격협상 자체가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업계전문가는 “증시침체로 증권사의 평가가 매우 낮아진 현 상태로는 증권업계 구조조정이 제대로 이루어지기 힘든 상황”라며 “가격협상에 중요한 요소인 주가가 바닥인 상태이기 때문에 인수대상자는 높은 프리미엄을 요구할 수 밖에 없는 상태고 인수자측은 시가를 따지는 상태여서 협상이 이루어질 수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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