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알리안츠, 국제적 명성에 먹칠을...
(초점)알리안츠, 국제적 명성에 먹칠을...
  • 이양우
  • 승인 2003.03.11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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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알리안츠생명의 부당영업행위는 여러가지 점에서 시사점이 많다.
우선, 그 방법이 우려할 만하다.
비가동설계사를 통한 허위모집은 요즘은 국내생보사들도 거의 하지 않는 낡은 방법의 외형부풀리기 수법이라는 점에서 그렇다.
외견상 경영효율이 높아지는 듯 보이지만 속으로는 곯는 反수익경영의 전형이다.

과거 국내 생보시장개방초기인 90년대초 공급과잉상태를 극복하고 어떻게 하면 시장점유율을 높일까를 고심하던 국내 대다수 생보사들이 이같은 방법을 동원했던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다.

그러나, 최근들어 이런 불법영업행태를 보이는 곳은 거의 없다.
IMF이후 국내생보사들이 하나 둘 씩 쓰러지면서 무모한 외형부풀리기가 얼마나 참담한 결과를 가져오는지를 뼈져리게 경험했기 때문이다.
당시 보험사들은 시장주도권 다툼에 빠져 신계약위주의 실적경쟁은 물론 일시납 리베이트제공등 숱한 편법영업관행을 서슴없이 저질렀었다.
심지어 업계 수위를 다투는 빅3같은 대형사들도 예외는 아니었다.

그런데, 충격적인 것은 일부직원의 잘못에 의한 보험사고같은 우발적인 행위가 아니라 이제는 구시대의 유물로 점차 사라져가고 있는 원시적인 수법을 영업전략, 더나아가 경영전략적 차원에서 감행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물론, 본사 최고경영진차원의 지시나 묵인이 있었는지 아니면 단순히 외야일부조직차원에서 이뤄졌는지 아직은 명확하지 않다.
하지만 감독원이 비슷한 시기에 검사를 실시한 SK생명등에 대해서는 이미 경고등의 문책조치를 통해 검사결과를 마무리 지었는데 반해 알리안츠생명은 아직도 징계범위나 시기 방법등을 놓고 고심중인 것으로 미루어 조직적으로 자행됐을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더더욱 충격적인 것은 이러한 편법내지는 부당한 영업행태가 이뤄진 곳이 국내사가 아닌 세계적인 보험그룹인 알리안츠생명이라는 점이다.
국내에 진출한 외국계보험사는 알리안츠말고도 많다.

푸르덴셜, 메트라이프,ING등 대부분 세계적인 명성을 지닌곳들이다.
이들 생보사들이라고 해서 조금이라도 빨리 시장을 확장하고 싶은 유혹에 젖었던 적이 없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이들 생보사들은 국내에 진입한지 수십년이 지났는데도 이같은 무리한 영업으로 일시에 시장점유율을 높이려는 시도를 한 적은 거의 눈에 띄지 않는다.

종신보험등 국내에서는 생소한 선진형상품들 몇몇에 특화된 내실있는 영업으로 국내사들을 선도하는 모습을 보여줬고, 설계사관리등에 있어서도 모범적이어서 국내사들의 벤치마킹대상이 되기가 일수였다.
그런데 알리안츠는 세계적인 명성에 걸맞지 않게 자신들의 영역확대를 위해 해외에 나와서 과거 생보산업의 좋지않은 영업관행에 다시 불을 지피는 역할을 한 셈이 되고 말았다.

사실, 이번 부당영업행위가 적발되기 이전까지만해도 알리안츠생명에 대한 생보업계의 시각은 비교적 우호적이었다.
우선, IMF라는 국난을 맞은 시기에 대규모 자금을 투입해 국내시장에 진출한 것 자체가 우리에겐 도움이 되는 일이였고, 그 이후 알리안츠는 경영전략 수립을 위해 철저하게 세분화된 컨설팅을 실시하는등 신선한 바람을 몰고 오기도 했다.

때문에 알리안츠생명등장 초기 국내 생보산업의 대표주자인 삼성생명같은 곳도 교보나 대한생명보다 오히려 알리안츠의 행보를 주목했고, 특정분야에 대해서는 벤치마킹을 한다는 자세로 임했던 것으로 까지 알려지고 있다.
알리안츠생명의 부당한 영업행위 적발이 충격적이고, 국내생보사들은 이를 반면교사로 여겨야하는 것은 바로 이런 점들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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