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 수탁 보수 인상 움직임
시중은행 수탁 보수 인상 움직임
  • 임상연
  • 승인 2002.12.08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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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법 시행 '현 수준으로 서비스 무리'
운용 판매 등 펀드 보수 체계 변화 불가피

투신, 전문수탁사 설립으로 은행 공조 대응



자산운용업법 시행과 관련, 펀드 수탁업무를 전담하고 있는 시중은행들이 수탁 보수를 인상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2000년 이후 펀드 보수 인하 경쟁을 벌여온 투신사들이 별도의 전문 수탁회사 설립을 추진하는 등 긴장하고 있다.

9일 금융권 관계자들에 따르면 내년 상반기중 시행될 자산운용업법에 맞춰 전산인프라 구축, 전문인력 양성 등의 준비작업에 한창인 시중은행들 사이에서 수탁보수 인상에 대한 본격적인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다.

은행 관계자들은 현 보수 수준으로는 컴플라이언스 등 양질의 서비스가 힘들다고 보고 있다.

이미 일부 은행들은 수탁업무 담당자들이 세미나 등을 통해 자산운용업법 시행에 따른 수탁업무 변화 및 보수 체계 재정립 등에 관해 논의한 상태이며 대부분이 보수 인상의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는 상태다.

이와 관련, 시중은행 한 수탁담당자는 현 3~4bp 정도의 보수 수준으로는 개정된 자산운용업법이 요구하는 서비스를 제대로 수행할 수가 없다며 수수료 담합으로 오인될 소지가 있어 시중은행들이 모두 모여 논의하지는 못하지만 보수 인상에 대해서는 공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개정된 자산운용업법에 따르면 수탁회사는 자산운용회사의 자산운용 지시가 법령, 투자설명서 등에 위반되는지 여부를 상시 감시해야 하며 위반사항이 있을 경우 이에 대한 시정 요구 또는 감독당국에 보고해야 한다.

이 같은 의무를 위반해 손해가 발생한 경우 배상책임을 져야 한다. 또 자산의 공정한 평가, 기준가격의 정확한 산출여부 등을 책임져야 하며 수탁회사 보고서를 작성, 회계기간 종료 후 1개월 내에 수익자에게 보고해야 하는 등 역할이 대폭 강화됐다.

투신업계 전문가는 그동안 수탁사들의 보수는 투신에서 펀드 설정시 결정했으며 수탁사 업무를 단순 보관업무로만 인식해 굉장히 보수적으로 책정됐다고 설명하고 하지만 기능과 책임이 강화된 만큼 보관 아닌 보수 수준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인정했다.

이 같은 당위성 인정과는 별개로 시중은행들이 내년 자산운용업법 시행에 맞춰 신규 펀드에 대한 수탁 보수를 인상할 경우 투신업계에 미칠 파장은 클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들어 투신사 및 판매사간 과당경쟁으로 펀드 전체 보수가 지난 2000년에 비해 30% 가량 인하된 상태이기 때문에 수탁 보수를 인상할 경우 투신과 판매사들의 반발이 거세질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한편 투신업계에서는 시중은행들의 공조 움직임에 대응하고 수탁회사의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해 전문 수탁회사를 별도로 설립, 기존 수탁사와의 경쟁체제를 준비하고 있다.

투신사 한 관계자는 현 상황에서 시중은행들이 수탁 보수를 인상할 경우 그만큼 투신 판매사가 손해 볼 가능성이 높다고 전문 수탁사 설립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하지만 그는 현실적으로는 수탁사간 경쟁으로 수탁 보수 인상은 힘들 것이라고 투신업계가 처한 현재의 딜레마를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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