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그룹, 경쟁입찰 자발노력 '미흡'
10대그룹, 경쟁입찰 자발노력 '미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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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분야만 두자리수 증가
SI분야, 5%P 증가에도 최하위

[서울파이낸스 임현수기자] 올해 초 '일감몰아주기'를 자제하고 경쟁입찰을 늘리겠다던 10대그룹의 자율적 노력이 현재까지도 미흡하다는 지적이다.

24일 공정거래위원회는 10대 기업집단의 자율선언 이행현황을 점검한 결과, 자율선언 이후 건설분야에서는 경쟁입찰 금액이 많아졌지만 광고와 SI 분야에서는 소폭 증가에 그쳤다고 밝혔다.

또한 독립 중소기업에 대한 직발주 금액은 광고와 SI 분야에서 크게 증가했지만 건설과 물류 분야는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율선언 이후 수의계약에서 경쟁입찰로의 변화에서는 건설분야가 가장 눈에 띈다.

10대 그룹의 건설분야 경쟁입찰 금액의 비중 추이를 보면 지난해 4월~7월의 경우 43%이던 것이 올해 같은 기간엔 60%로 17.3%포인트 증가해 개선효과가 가장 두드러졌다.

공정위 관계자는 "건설 분야는 보안유지, 수직계열화 등의 필요성이 상대적으로 적어 경쟁입찰 증가폭이 컸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건설 분야를 제외하고는 눈에 띄는 변화를 찾기 어려웠다.  

광고분야는 지난해(4월~7월) 20%였던 경쟁입찰 금액이 올해 28%로 8%p, SI분야도 같은기간 7%에서 12%로 5%p 증가에 그쳤다.

특히 SI분야는 개선된 12%의 경쟁입찰금액비중 조차 4개분야(건설, 광고, 물류, SI) 중 가장 낮았다.

노상섭 공정위 시장감시총괄과장은 "기업들이 광고분야의 경쟁입찰의 비율이 낮은 이유로 영업비밀유지, 장기간 거래 신뢰성 유지 등을 제시하고 있지만 설득력이 약하다"며 "광고계열사를 보유하지 않은 기업집단(GS․한진)의 경쟁입찰 비율은 86.6%인 반면 보유한 기업집단은 27.7%로 훨씬 낮은 수준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한 기업들은 SI 분야의 낮은 경쟁입찰비율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보안유지 및 시스템 안정성 확보가 중요해 장기간의 안정적인 수의계약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전해왔다는 설명이다.

독립 중소기업 직발주에서는 광고 분야가 확대폭이 두드러졌다. 광고분야의 직발주 금액은 전년 동기(4월~7월)에 비해 36% 증가했기 때문이다.

SI분야의 경우도 같은 기간 동안 직발주 증가율이 15%를 기록했다.

그러나 이와 관련 김형배 공정위 시장감시국장은 "수의계약 비율이 높고 내부거래가 많은 광고․SI․물류 분야에는 아직도 독립중소기업 직발주 금액 증가 가능성이 있다고 보인다"며 "따라서, 신제품 출시 광고, 시스템 유지․보수(SI) 등과 달리, 비밀유지나 안정성 확보가 상대적으로 중요하지 않은 거래에서는 경쟁입찰 및 직발주 확대 필요가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물류 분야의 경쟁입찰 금액비율 및 건설과 물류 분야의 독립 중소기업 직발주 금액 감소는 경기침체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공정위는 향후 보다 실효성 있는 평가를 위해 내년 상반기까지의 이행실적을 다시 점검해 내년 3분기 중으로 공개할 예정이다. 이와 별도로 이미 배포된 모범거래기준을 10대 그룹 외에서도 채택, 시행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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