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덩치 큰 재벌일수록 상속에서는 '남녀차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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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정의선 부회장에 94.8% 승계
GS그룹 딸에게 더 많은 상속 '눈길'

[서울파이낸스 임현수기자] 국내 재벌기업들은 아들에게 유독 많은 재산을 물려주는 성향이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재벌 및 CEO 경영성과 평가사이트인 CEO스코어가 국내 20대 재벌기업들의 2세 승계율을 조사한 결과, 현대자동차, LG, 롯데, 삼성 등 규모가 큰 기업일수록 아들에게 상속을 편중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재산상속에서 아들 편중이 가장 심한 곳은 현대차그룹.

현대차그룹은 아들인 정의선 부회장에게 3조6001억원을 상속(상장사 계열사 보유지분 가치와 비상장사이 순자산가치 합산)해 자녀승계자산의 94.8%를 편중시켰다. 반면 정성이, 정명이, 정윤이 씨 등 3명의 딸들은 1969억원을 물려받아 5% 남짓에 불과했다. 정부회장이 상속받은 재산이 세 딸들의 상속재산에 비해 18배나 많은 셈이다.

롯데그룹과 LG그룹도 아들 편중이 심했다. 

롯데는 신격호 회장의 장남인 신동주 씨와 신동빈 회장이 딸들보다 12배 많은 액수인 3조4970억원(92.2%)을 물려받은데 반해 신영자 신유미 씨 등의 딸들은 2961억원을 받은 것에 그쳤다.

LG는 구본무 회장의 장남인 구광모 씨가 구연경, 구연수 씨 등 두 딸들보다 5배 많은 5450억원의 자산을 승계 받았다.

국내 최대그룹 삼성의 경우에는 이재용 사장에게 2조3693억원(68.9%)을, 두 딸인 이부진 이서현 등에게는 1조704억원을 물려줘 아들에게 4배 가량 많은 재산을 승계했다.

신세계와 동부도 정용진 부회장과 김남호 회장 등 아들에게 딸보다 3.5배 가량 더 많은 자산 승계가 이뤄졌다.  

반면 CJ, 현대, 한진 등의 재벌그룹들은 아들과 딸들의 자산승계 비중이 유사했다.

특히 GS그룹의 경우 딸인 허윤영 씨에게 424억원의 재산을 승계해 아들 허윤홍 씨 341억원에 비해 많았다.
 
한편 이번 조사에서는 20대 재벌기업 가운데 2세가 외동이거나 아들 밖에 없는 SK, 한화, 현대중공업, 효성, KCC, STX, 동국제강 등은 제외됐으며,  아들의 수가 더 많은 LS, 두산, 대림 등도  순위 집계에 포함시키지 않았다.

박주근 CEO대표는 "현대차 정의선 부회장이나 삼성의 이재용 사장 등은 20대에서 시작해 40대에 승계를 마무리한다는 그림을 그려놓고 착실히 이행하는 모습"이라며 "특히 삼성의 경우 이건희 회장의 '권력은 나눔의 대상이 아니다'라는 황제경영인식에 의해 움직이는 모습이다"라고 말했다.

박 대표는 이어 "반면 GS그룹의 허 씨 가문은 아들 딸에게 고루 재산을 분할해주는 전통이 눈에 띈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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