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원구 "도곡동 땅 '실소유주: 이명박' 적혀 있어"
안원구 "도곡동 땅 '실소유주: 이명박' 적혀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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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성재용기자] "(대구지방국세청) 조사국장·과장·팀장이 비장한 표정으로 '보고할 게 있다'며 들어왔습니다. 그들이 내민 노란 표지의 서류철 맨 첫 장 위에 도곡동 땅 3필지의 번지수가 있었고, 그 아래 중감쯤에 손으로 큼지막하게 쓴 '실소유주: 이명박'이라는 글씨가 있었어요." (안원구 전 서울지방국세청 세원관리국장)

3일 안원구 전 국장은 한겨레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대구지방국세청장으로 재임하던 2007년 8월 포스코건설 정기세무조사 중에 대구지방국세청 조사국장·조사과장·조사팀장 등이 함께 청장실을 방문해 해당 서류를 보여줬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그러나 당시만 해도 정치적 소용돌이에 휘말려선 안 된다고 생각해 '세무조사 본질과는 상관없으니 포스코건설 쪽에 돌려보내라'고 지시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도곡동 땅의 실소유자가 누구인지 밝힌 문건은 나를 포함한(담당 국장 등) 적어도 4명이 함께 본 것은 분명하다"며 이를 입증하는 당시 국세청 직원들과의 녹취록도 함께 공개했다.

문제의 '도곡동 땅'에 대해 이명박 대통령은 "나와는 관계없는 땅"이라며 차명보유 사실을 부인해 왔다. 하지만 2007년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과정에서 이 후보가 강남 도곡동 땅을 차명으로 사들인 후 포스코건설 쪽에 압력을 넣어 팔아넘겨 막대한 시세차익을 남겼다는 의혹이 불거진 바 있다.

한편 변호사법 위반 등으로 2년 수감하다 지난해 출소한 안 전 국장은 지난 4년여간 자신이 겪었던 일을 담은 책 '잃어버린 퍼즐'을 오는 5일 출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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