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삼성·현대차 vs SK·KT
<기자수첩> 삼성·현대차 vs SK·KT
  • 김성욱
  • 승인 2005.04.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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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이 보유한 정보와 카드사 정보가 합쳐질 경우 정보 독점 문제가 발생한다. 따라서 SK텔레콤과 하나은행이 합작으로 추진하는 카드사에 대해 정부가 인가를 해 줘서도 안되고, 해주지도 않을 것으로 본다.”

지난 4월 7일 LG카드 박해춘 사장은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SK텔레콤이 하나은행과 합작으로 카드사 설립을 추진하는 것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그러나 이는 비단 박 사장이나 LG카드만의 생각은 아니다. 카드업계 전반의 우려다.

SK텔레콤이 카드업 진출을 시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97년부터 평화은행 신용카드 사업부, 동양카드, 전북은행 카드사업부, 외환카드 등을 대상으로 인수를 시도했다가 번번이 좌절됐다. SK텔레콤은 이미 국내 13개 은행과 모바일뱅킹 사업을 진행 중이기 때문에 신용카드업만 갖추면 소매금융업의 기반을 다지게 되기 때문에 이에 대해 적극적이다.

SK그룹은 SK㈜가 만든 OK캐시백(2천만명)과 엔크린카드(1천만명), 그리고 SK텔레콤 회원(1천800만명) 등 우리나라 인구의 절반은 족히 넘을 개인정보 데이터베이스를 확보하고 있다. 여기에 신용카드 정보까지 합쳐지면,
또 신용카드 정보를 바탕으로 마케팅을 펼치면 가히 적수가 없을 ‘천하무적’이 될 수도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여기에 최근 KT도 현금카드를 신용카드처럼 이용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 은행과 접촉 중이다. 실질적으로 카드업에 진출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셈이다. 카드사 입장에서는 막강한 정보력과 자금을 갖춘 대형 통신사 두 곳과 싸움을 할 수밖에 없는 처지에 놓이게 됐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SK텔레콤과 KT의 카드업 진출이 절대로 성사될 수 없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카드사들이 주장하는 정보의 집중 문제뿐만 아니라 뒷면에 존재하는 또 다른 사유 때문에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대형 통신사의 카드업 진출 여부에 대한 문제는 카드사와 통신사의 싸움이 아닌 대그룹간의 싸움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즉 SK와 KT 대 삼성과 현대차그룹의 싸움 양상으로 보는 것이다.

재계 1, 2위인 삼성과 현대차그룹은 SK텔레콤이 카드업에 진출할 경우 계열사의 열세가 분명하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막을 것이고, SK와 KT는 금융업 진출이라는 꿈을 이루기 위한 노력도 결코 뒤지지 않을 것이다.

SK텔레콤과 KT의 카드업 진출 시도에는 이러한 재벌간 대결 구도가 형성되고 있기 때문에 결국 어느 쪽의 영향력이 현 정부에 더 크게 작용하느냐에 따라 결정이 될 수도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현 정부와의 관계, 또 대내외적인 위치에서 삼성과 현대차그룹의 영향력이 SK와 KT보다 우세한 것이 현실. 따라서 SK와 KT의 카드업 진출이 불가능하다는 주장이다.

최고의 정보력을 갖춘 대형 통신사의 카드업 진출 시도. 다른 각도에서 이들의 카드업 진출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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