油價 고공행진… 경기침체 부르나
油價 고공행진… 경기침체 부르나
  • 서울금융신문사
  • 승인 2003.03.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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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유파동뒤 예외없이 경제추락 vs 곧 원유비수기 시각 병존
지난 26일, 서부텍사스 중질유(WTI) 값이 배럴당 40달러를 육박하며 12년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에 전세계적으로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감이 커지는 가운데 고유가가 세계경제에 미칠 영향에 대해 관심의 촉각이 모이고 있다. 27일 CNN 머니는 고유가에 따른 향후 경제 전망에 대해 비관론과 낙관론을 비교해 소개했다.

지난 30년간 원유 파동이 있을 때마다 경기침체가 발생했다. 이번에도 예외는 될 수 없을 듯하다.

현재 유가는 90년 걸프전 이후 최고 수준에 도달했다. 이에 따라 투자자들은 지속적인 유가 상승에 우려를 금치 못하고 있다. 지난해 초에 비해 거의 두 배로 뛴 경질유는 올해도 20% 상승했다. 이런 고유가는 곧 적신호를 의미한다. 지난 30년간 고유가는 반드시 경기침체를 수반했기 때문이다.

최악이었던 1973년 1차 원유파동은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원유 금수에서 비롯됐다. 이에 따라 1973∼74년 유가가 거의 3배나 폭등하면서 경제는 2차 대전 이후 최장의 경기침체에 돌입했다. 1979년 4월에도 이란 혁명으로 원유 공급이 불안정해지면서 배럴당 유가는 15.85달러에서 1년 뒤 39.50달러로 치솟았고, 미국 경제는 1980년 1월부터 경기침체에 빠졌다.

그리고 90년 이라크가 쿠웨이트를 침공했을 때 유가가 배 이상 상승하면서 같은 해 10월에는 잠시 동안 41.15달러의 고점을 기록했다. 재차 경기침체가 이어졌다. 2000년에 들어서는 유가가 연초 25.50 달러에서 11월 36달러로 급등하며 경기침체가 발생했다.

에너지 비용과 경제의 관계는 밀접하다. 유가가 상승하면 기업들과 소비자들의 전력 및 가스 비용이 늘어나게 된다. 이에 따라 나머지 지출액이 줄면서 성장은 둔화하게 된다. 연초 많은 분석가들이 미국 경제가 경기침체에서 벗어날 것으로 기대했으나 유가 급등으로 경제회복에 적신호가 켜진 셈이다.

모건스탠리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리처드 버너는 원유파동은 성장의 걸림돌이고 여기에는 예외가 없었다며 이번 석유파동이 얼마나 지속될 지는 매우 불투명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낙관론도 존재한다. 혹한이 가고 봄이 오고 있다. 베네수엘라 파업이 타결되면서 원유 공급도 재개됐다. 물론 이라크 전쟁 우려감이 존재하지만 버너의 의견에 따르면 개전 후 전쟁 프리미엄이 사라지면서 늦여름이 되면 배럴당 유가는 25달러로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일부 시장 관계자들은 유가가 빠르게 하락하기보다는 고유가 추세가 오래 지속되다 반락할 것으로 보기도 한다. 피맷 USA의 원유 애널리스트 존 클리더프는 고유가 행진이 계속되면서 전고점인 41.15달러를 돌파할 것이다. 이후에도 유가 상승세는 꺾이지 않을 것이고 적대가 지속되는 한 배럴당 50달러에서 60달러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페트리 파크만의 에너지 투자은행 및 리서치 부문 수장인 톰 페트리도 전쟁 와중에 고유가는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는 세계경제의 원유 소비가 과거에 비해 훨씬 커지고 자원 기반 산업 비중이 높아졌다는 점을 고려할 때 지난 걸프전 때처럼 공습 하루만에 유가가 급락하는 일은 없을 것으로 보았다.

특히 미국의 원유 재고는 지난 걸프전 때보다 훨씬 적은 편이다. 따라서 봄이 오고 이라크 전쟁이 신속히 끝나는 최상의 경우에도 재고 회복에는 시간이 걸리고 그 동안 원유 거래자들은 마음을 놓을 수 없을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문제인 것은 90년과 2000년 경험에서 보듯이 급등했던 유가가 급락했음에도 불구하고 경기침체는 어김없이 찾아왔다는 것이다. 물론 최근 두 차례의 경기침체와 고유가는 우연히 겹친 것이라고 말하는 분석가들도 있다. 고유가가 경제 하강의 많은 요인 가운데 일부일 뿐이라고 보는 것이다.

이런 분석에 따라 이번만큼은 고유가가 경기침체로 이어지지 않을 수도 있을 것이다. 이런 희망으로 월街에는 손해본 투자자들이 북새통을 이루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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