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증권사-2] 외형 성장의 '그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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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無지점 경영' 키움證 나홀로 승승장구

[서울파이낸스 증권팀] # 1 지난 4월 미래에셋증권이 13개 지점을 통폐합했다. 사측은 인력 감축이 아닌만큼 구조조정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 2 150개로 증권업계 지점 보유수 1위인 동양증권은 지난해 8월부터 지점 통폐합에 나섰다. 전체 비중 13% 감소가 목표였다. 사측은 종합자산관리서비스 집중을 이유로 밝혔지만 비용절감 차원 '몸집 줄이기'라는 시각이 우세했다.

증권사들이 영업점에 '메스'를 댄 것은 어제 오늘 일은 아니다. 상당수 영업점은 고액자산가를 대상으로 차별화 전략에 나서고 있지만 구조조정 작업은 현재도 진행형이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주요 대형 증권사사들이 지점 통폐합에 나섰다. 대형 지점을 만들어 고객의 니즈를 맞추겠다는 포석이 깔려 있다.

이는 지난해 고액자산가 유치를 위해 강남지역에 지점을 세우는 일명 '강남대전'의 연장선으로 해석된다. 자산가의 수요를 맞추기 위해 대형 PB센터로 통합하는 움직임은 현 시점에서 지점 위기론의 대안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직원들이 받는 스트레스가 적지 않다는 점이다. 또 다른 측면에서의 위기론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지점 영업에서 문제가 되는 것은 약정이다. '약정'이란 각 증권사 지점에 할당되는 수익목표를 각 직원들의 영업 능력별로 나누는 시스템을 말한다.

각 증권사들은 이에 대한 대책으로 스트레스 지수 조사, 정신안정 프로그램 운영, 정신과 전문의 상담 시스템 등 다양한 수단을 도입하고 있지만 오히려 직원들의 숨통만 조이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 중소형 증권사 리테일영업 11년차 직원은 "스트레스 해소 프로그램이 더 큰 압박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좋지 않은 감정이 드러날까봐 숨기기에 더 급급한 게 현실이다"라고 털어놓을 정도다.

극단적으로는 목숨을 잃는 경우로도 이어진다. 지난 2010년부터 2011년 8월까지 총 5건의 자살이 발생했다. 이들 사건 모두 증시 폭락에 따른 투자손실과 업무 압박에서 비롯됐다.

지난 2010년 모 증권사 사내게시판에 "스스로 목숨을 끊고 병들어 죽는 직원들을 만들고 싶은가. 당장 리테일 본부를 해체하라"는 비판의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리테일은 곧 지점의 수익과 직결되는 업무라는 점에서 영업 운영의 심각성을 반영한다.

이 때문에 최근에는 '無 지점 경영'으로 성장해 온 키움증권이 새삼 주목을 받고 있다. 상당수 증권사 리서치 보고서에도 최근 증권업황과 연관지어 키움증권을 대부분 '탑픽'으로 제시하고 있다.

그동안 키움증권은 온라인 거래에 매진해 왔다. 그 결과 현재 MTS거래 시장점유율은 30%대에 육박하고 있다. 지점을 보유하지 않으면 부동산 매입, 임대, 임금, 직원 관리비 증 고정비용 등을 낮추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실제 모 증권사 지방 지점의 경우 직원 월급을 제외하고도 연간 2억원 가량의 고정비용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업계에서는 키움증권의 수익모델도 한계가 있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B 증권사 지점장은 "고객과의 접점이라는 측면에서 지점은 유지돼야 한다"며 "예전보다 지점 직원이 많이 줄어든 것은 사실이지만 고객 입장에서는 대편 채널이 분명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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