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증권사-1] "증권사 영업점 대다수 '적자'"
[위기의 증권사-1] "증권사 영업점 대다수 '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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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오프라인, 영업 패러다임 적응기 놓쳐
천수답식 수익구조.. 실적악화 우려 '반복'

[서울파이낸스 증권팀] #1 "시장이 안 좋다 보니 서울을 포함해 많은 지점들이 적자를 보고 있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A 대형 증권사 지점장)

#2 "지방만 어려운 게 아닙니다. 거래대금이 줄고 수익이 줄어 서울이나 지방이나 어려운 건 큰 차이가 없습니다."(B 대형 증권사 지점장)

#3 "올해 초부터 장이 불안해 고객이 줄었습니다. 우리 지점도 이번 분기부터 적자를 기록했습니다." (C 대형 증권사 지점장)

최근 증시부진으로 '적자' 증권사 지점이 속출하고 있다.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옮겨가는 '투자 패러다임'을 놓쳤다는 지적과 함께 천수답식 경영의 한계가 드러났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증권사들의 외형 확장 수단이 된 지점 운영에 대한 '위기론'이 고개를 들고 있는 것이다.

2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62개 증권사의 영업점수는 1856곳. 지난 2009년 1682곳에 비하면 3년새 174곳이 증가했다. 하지만 이는 대형사보다 중소형사들이 규모 확장에 따라 반영된 부분이 컸다. 실제로 KTB투자증권과 동부증권이 9곳씩, IBK투자증권이 8곳 증가한 반면, 동양증권은 23곳이나 줄었다.

대형사인 KDB대우증권이 19곳, 우리투자증권도 4곳이 줄었다. 국내 5대 대형증권사 지점만 놓고보면 12곳이 3년새 사라졌다.

그동안 증권사 지점은 수익창출을 위한 불가분의 관계로 인식돼 왔다. 하지만 주식거래 패러다임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바꾸면서 지점 영업이 크게 위축됐다. 그나마 서울 중심지역 지점은 자산관리 지점으로 변모하고 있지만, 지방 영업점의 경우 여전히 고객모집이라는 고유 기능에 멈춰서 있다.

실제로 지난해 HTS 이용 비중은 유가증권시장의 경우 40%를 넘었다. 다음 세대인 MTS 약진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MTS 이용 비중은 지난 2010년 당시 2%에서 현재 7%대로 급성장했다. 개인투자자 비중이 90% 이상인 코스닥 시장인 경우 그 비율은 보다 높다는 짐작이 가능하다.

B 지점 증권사 지점장은 "서울은 온라인 전환이 빨라서 대부분 온라인으로 전환 됐지만 (지방은) 큰 고객들이 많아서 금융상품 판매가 잘 되는 측면이 있다"며 "하지만 지방지점은 아직 온라인화가 덜되서 내점 고객은 많은데 상대적으로 금융상품 판매가 부진하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상태라면 지점 수가 줄어드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덧붙였다.

현 시점에서 증권사 위기론이 대두되는 것은 수익구조의 한계도 한몫을 하고 있다. 브로커리지 수익 위주의 국내 증권사들은 시장 상황이 좋지 않을 경우 곧바로 구조조정 우려에 놓이게 된다.  

이같은 현상은 주가에도 고스란히 반영된다. 현재 증권업종 주가는 연초 이후 상승분을 모두 반납했다. 유동성랠리도 약해졌고, IT, 자동차 등 잘나가는 종목의 투자 쏠림이 만든 매매 위축으로 거래대금이 크게 감소했기 때문이다. 매매 추이 척도가 되는 일평균 거래대금은 5월께 6조원대로 바닥권을 형성했고 고객예탁금 회전율도 30%대로 낮아졌다.

이는 증권사 수익 악화로 직결됐다. 국내 증권사 수익원은 브로커리지(40%)가 압도적으로 높고 그외 이자이익, 펀드 판매, 자산관리 순이다. 시장이 급등해 거래대금이 폭발적으로 늘거나 시장으로 자금 유입이 본격화 되지 않는다면 실적 모멘텀을 기대키 어렵다.

IBK투자증권에 따르면 국내증권사 경상 ROE는 금융위기 이후 최저 수준으로 하락했다. FY2011 국내증권사 ROE(3Q 누적, 연환산 기준)는 5.7%로 FY2010 7.5%대비 1.8%p 감소했고 금융위기 이전 3년 평균 13.5%에 7.9%p 줄어들었다.

박진형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증권사 브로커리지 이익 환경 구조 문제는 경쟁 심화에 의한 평균수수료율 하락"이라며 "경쟁 우려는 오프라인-HTS-MTS로 이어지는 매매수단의 변화와 지난 2006년부터 지난해 기준 220여개 늘어난 지점수의 양적 문제 때문이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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