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팅 열전] 증권업, 특화 마케팅으로 '돌파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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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래 최대 실적 부진 … 천수답 증시 한계
올림픽· ELS · 전시회 등 마케팅 '다채'

[서울파이낸스 증권팀] 증권업계가 깊은 불황의 늪에 빠졌다. 증권사들의 수익원 대부분이 장 상황과 연동되다 보니 최근 대외위기로 불어닥친 시장 상황은 수익 악화로 직결됐다. 때문에 증권사들은 어느 때보다 기존 고객 관리와 신규 고객 유치를 위해 '장외싸움' 즉 마케팅 효과에 기대를 걸고 있다.

◆ "올해 천수답 구조로 모멘텀 없다"

신영증권에 따르면 현재 증권업종 주가는 연초 이후 상승분 대부분을 모두 반납했다. 유동성랠리도 약해졌고, IT, 자동차 등 잘나가는 종목의 투자 쏠림이 만든 매매 위축으로 거래대금이 크게 감소한 것. 매매 추이 척도가 되는 일평균 거래대금은 5월께 6조원대로 바닥권을 형성했고 고객예탁금 회전율도 30%대로 낮아졌다.

신은준 신영증권 연구원은 "지난 2007년 활황기 때 고객예탁금 회전율이 80~90%를 유지했고 보통 40~50%구간에서 순환적 바닥권을 형성했다"며 "이를 감안하면 매매주체들의 투자심리 자체가 상당히 위축됐다"고 우려했다.

이는 증권사 수익과 직결된다. 시장에서 일찌감치 우려했던 증권사 수익 구조적 한계도 드러난다. 국내 증권사 수익원은 브로커리지(40%)가 압도적으로 높고 그외 이자이익, 펀드 판매, 자산관리 순이다. 시장이 급등해 거래대금이 폭발적으로 늘거나 시장으로 자금 유입이 본격화 되지 않는다면 실적 모멘텀을 기대키 어렵다는 지적이다.

박정태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수익원은 점차 다원화되고 있지만 브로커리지, 펀드판매, 자기매매, 이자부분의 신용 대출 등은 시장에 연동된 수익원으로 시장상황에 좌우될 수 밖에 없다"며 "성장성에 대한 확신을 가질 수 없다"고 우려했다.

무엇보다 국내 증권업의 구조적 변화를 예고했던 자본시장법 개정안이 18대 국회에서 무산됐다는 점이 우려를 더하는 요인이다. 대규모 유상증자 등으로 실탄은 넘쳐나는데 투자할 곳이 마땅치 않은 실정이다.실제 지난해말 기준 국내증권사의 영업순자본비율은 540%를 상회하는 '과잉자본'상태다.

강승건 대신증권 연구원은 "대형IB 진출만이 방법은 아니다"며 "장외주식투자, 신용공여 등 충분한 자본을 가진 증권사들이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이 있고, 이를 위해서는 제도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때문에 증권가에서는 비용감축이 시작되고 있다.

하이투자증권의 경우 서태환 사장이 직접 '비상경영'을 선포한데 이어 HMC투자증권, NH농협증권, 하나대투증권, 대신증권 등도 작게는 부서별로 크게는 절감목표치를 걸고 '허리띠 졸라매기'에 들어갈 정도다.

◆"고객확보 최우선"…판관비의 딜레마?

일반적으로 기업이 비용을 아끼는 제1항목은 광고 등 마케팅 비용이 주가되는 판관비다. 몇 몇 증권사들도 이 부분을 줄이겠다는 '공언'을 하고 있지만 증권사들은 마냥 줄일 수도 없는 노릇이다. 증권사는 고객 확보가 곧 수익원으로 직결되는 탓에 무턱대고 이 부분을 줄일 수도 없는 딜레마가 있는 것.

때문에 증권사들은 기존의 마케팅 전략을 고수하거나 새로운 형태의 전략으로 불황을 타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KDB대우증권의 경우 HTS와 MTS이벤트에 차별화를 두고 있다. 다양한 상품군을 제시해 고객이 자신의 거래형태에 맞게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상품 종류도 다양하고 이벤트 범위도 넓다.

한국투자증권과 대신증권은 문화마케팅이 눈에 띈다. 한국투자증권의 경우 압구정 PB센터에서 미술품 전시회를 연다. 이는 고액자산가 유치를 위한 VVIP마케팅과 통한다. 대신증권은 다양한 유명 강사를 초청한 '미스터 밸런스'를 안착시켜 고객들에게 증권사가 수익뿐 아니라 문화생활 서비스도 제공할 수 있다는 인식을 심어주고 있다.

한화증권 역시 강남권 중앙에 갤러리아 지점을 새롭게 오픈하고 음악회 등 문화마케팅을 접목시켜 고액자산가 유치에 한창이다.

우리투자증권의 'ELS 특별초대전' 이벤트는 현재 시장에서 '제일 잘나가는’'ELS 특수를 겨냥하고 나온 상품 마케팅이다. ELS 판매 실적도 업계 최상위권에 위치한 만큼 '잘하는 분야'에 보다 집중하겠다는 전략으로도 읽힌다.

하나대투증권의 경우 모바일에 초점을 맞췄다. 모바일 자산관리 전문가로 칭할 수 있는 서비스를 구축해 MTS시대에 적응 중이다. 이를 위해 좀 더 고객이 편리한 서비스도 최근 확충했다.

현대증권은 '창립 50주년'을 맞아 매주 특판(특별판매) 이벤트를 쏟아내는 일종의 '물량공세'에 나선다. 특판은 다양한 혜택을 누릴 수 있는 한정된 기회라는 인식이 투자자들을 이끄는 효과가 있다.

신한금융투자는 올해 런던올림픽 특수를 겨냥했다. 6월들어 올림픽 마케팅에 나서는 곳은 신한투자 외 한 두 곳 정도 손에 꼽을 정도다.

미래에셋증권과 동양증권은 증권업계의 새로운 개척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는 은퇴시장과 그에 맞는 상품으로 꼽히는 '월지급식 상품'으로 업계 불황에 맞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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