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오일뱅크 상장 철회…올해 IPO시장 마감?
현대오일뱅크 상장 철회…올해 IPO시장 마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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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한 대내외 여건…"연내 IPO 기대난"

[서울파이낸스 양종곤기자] 올 하반기 기업공개(IPO)시장 '최대어'로 꼽혀온 현대오일뱅크가 돌연 상장계획을 철회했다. 이에 시장에서는 올해 IPO시장의 '마감'을 알리는 신호로 여겨지고 있다.

◇ 산은지주 등 8곳 '불투명'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기업공개를 전격 철회한 현대오일뱅크의 공모 예정금액은 최대 2조원으로 지난 2010년 상장한 삼성생명(4.8조원)이후 최대어였다. 원상필 동양증권 연구원은 "이미 시장에서는 대외 경제 불확실성으로 현대오일뱅크의 상장 연기를 예상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눈여겨 볼 점은 현대오일뱅크 상장 철회 이유다. 개별 기업 사정이 아닌 대외불안에 따른 시장 부진으로 제 가격을 받지 못할 것이라는 인식이 컸다. 이는 기업공개를 계획하고 있는 여타 기업들에게도 동일하게 반영될 공산이 크다.

실제로 동양증권은 지난 4월 보고서에서 8개 대기업을 하반기 또는 내년 상장예정 리스트에 올렸다. 후보군은 현대오일뱅크를 비롯해 산은금융지주, 현대삼호중공업, LS전선, LG실트론, 삼성석유화학, 미래에셋생명, 포스코건설 등 8곳이었다.

하지만 현대오일뱅크가 상장계획을 전격 철회하면서 현재 상장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지는 기업은 단 한 곳도 없다.

먼저 미래에셋생명의 경우 기존 상장 보험주들의 주가 부진이 장애 요인이다. 도체용 페이퍼, 잉곳을 생한하는 LG실트론 역시 태양광 업황 부진으로 밸류에이션을 제대로 받기 힘들며, LS전선은 상장에 대한 공식적인 언급을 자제하고 있다. 지난 2009년 10월 한차례 공모가 의견 차이로 상장을 철회한 포스코건설 역시 최근 건설업계 불황으로 상장에 나서기 쉽지 않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업계의 관심을 모았던 산은금융지주의 상장 가능성도 불투명하다. 국회에서 산업은행 대외채무 관련 부 보증 동의를 받아야 하지만 민영화 반대 여론에 상황이 여의치 않다. 여기에 산은지주와 시장이 생각하는 밸류에이션의 시각차도 크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산은은 PBR 1배와 함께 민간 지주사와 달리 정책기능 프리미엄도 원하고 있다"며 "전문가들은 여타 시중은행들보다 좋은 평가를 받기 힘들다고 보고 있다"고 귀띔했다.

◇ "예상보다 절반 급감"

기업공개 부진은 대기업에 국한되지 않는다. 7월까지 상장 예정인 기업은 8곳 정도에 불과하다. 그나마 AJ렌터카 정도가 대기업 계열사로 주목받고 있다. AJ렌터카는 2008년 상장이 거부된 후 지난 2월 상장예심을 청구했고 지난 7일 상장 승인이 났다.

해외 기업의 경우는 지난 4월 상장한 일본 기업인 SBI모기지 외에 당분간 전무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중국 기업의 경우 '중국 고섬' 사태에 따른 '차이나 디스카운트'로 명맥마저 끊어졌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 올해 해외기업 상장은 끝났다고 볼 수 있다"며 "중국기업의 경우 현재 분위기에서는 100%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된다"고 우려했다.

때문에 올해 IPO시장은 연초 예상한 것보다 절반 정도 급감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동양증권에 따르면 지난 2009년 IPO시장은 66개 종목이 상장됐고 시장 규모는 3조3826억원 규모였다. 지난 2010년 삼성생명 상장으로 시장 규모는 9조4226억원 대로 팽창했다. 지난해는 74개 종목이 상장해 4조4000억원대 시장을 형성했다.

원 연구원은 "연초에는 올해 80개 종목이 상장돼 5조5000억원 규모의 시장을 예상했다"며 "하지만 현재 40여개 종목이 상장하고 시장 규모는 절반 정도로 줄어든 채 마감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다만 현재 상장을 유보한 기업들의 자금사정이 나쁘지 않다는 점과 이미 상장준비를 마쳤다는 점에서 추가적인 기업공개가 가능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대외 여건만 개선된다면 언제든지 기업공개에 나설 수 있는 '예비후보'라는 것.

그는 "하반기 경기가 좋아진다고 가정하면 상장을 유보한 기업들이 일시에 들어올 수도 있다"며 "현재와 같이 부진한 시장에서 들어오는 상장 후보 기업들도 연초 사람인, 빛샘전자의 공모 흥행처럼 상대적으로 부각될 수 있는 기회도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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