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드] 신세계의 남다른(?) 배당 철학
[마켓인사이드] 신세계의 남다른(?) 배당 철학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허 사장 "주가로 보답하겠다"

[서울파이낸스 양종곤기자] 재계 26위 신세계그룹의 '차별화된' 경영철학이 화제다. 일반 상장기업들과 달리 배당을 최소화(?) 하는 것인데, 이는 IMF 이후 지속돼 온 '윤리경영'에서 그 뿌리를 찾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13일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한국상장협의회 조찬 강연에서 허인철 신세계그룹 사장은 "상장기업들 가운데 신세계의 시가 배당율이 가장 낮을 것"이라며 "우리는 배당 대신 주가로 주주에게 보답하는 것을 선택했다"고 강조했다.

신세계는 지난 1월 주당 750원 배당을 결정했다. 배당율은 0.3%로 배당총액은 73억7731만원이다. 지난해 주당 2500원 현금배당, 시가배당률 0.42%와 비교해도 크게 줄어든 수치다.

허 사장은 "만일 배당을 100% 올리면 액면가(5000원)보다 올라간다"며 "신세계 주가는 1년새 10만원이 뛰었는데 배당은 2000% 해야되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신계계는 배당 대신 재투자를 선택했다고 강조했다.  허 사장은 "우리는 이마트를 세우기 위해 땅을 사고 백화점을 사서 재투자했다"며 "낮은 배당률에도 불구하고 10년간 주총에서 주주에게 배당에 대한 압력을 받은 적이 없다"고 소개했다.

신세계는 공시에서도 타사와는 차별화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지난 IMF이후 기업들은 연간공시, 반기공시, 분기 공시 규정을 도입했는데 신세계는 유독 10년째 '월간공시'까지 시행 중이다. 공시는 기업 정보 공개를 위해 반드시 필요하지만 때로는 '악재'로 작용해 주가에 악영향을 미치는 경우도 있다.

이에 대해 허 사장은 "(신세계는) 국내 소비경기 척도 역할을 하는 만큼 한 달에 한 번씩 공시를 해 기업 상황을 알리기로 결정했다"며 "물론 실적 공시로 주가가 급락하기도 하지만 시장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또 한가지 눈에 띄는 점은 지난 2000년 기업들이 경쟁적으로 스톡옵션(자사주 매입 권한) 을 도입했지만 유독 신세계는 스톡옵션제도를 도입하지 않았다.  스톡옵션은 임직원들의 성과향상 차원에서 도입됐지만 행사시 물량부담으로 주가하락을 일으키는 경우도 있다. 때로는 과다한 보상으로 '도덕성 논란'에 휘말리기도 한다.

허 사장은 "만일 조선산업이 좋아 조선사 주가가 올라간다면 그게 정말 임원들이 몫이라고 할 수 있는가"라며 "임원들이 열심히 일해 주가를 올린 것은 맞지만 주가는 시황, 루머 등 많은 변수가 있어 결코 주가로 인한 이득은 임원들의 것은 아니다"라고 단언했다.

이어 "소매업은 IT업종처럼 '한 명의 천재'가 먹여살리는 게 아니다"라며 "CEO에서 말단 직원까지 잘해야한다. 임원들에게만 스톡옵션을 줄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