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 우리금융 민영화 '반전' 이끄나
KB금융, 우리금융 민영화 '반전' 이끄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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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상 은행권 '마지막 매물'…흥행몰이 가능성

[서울파이낸스 이종용기자] 정부의 우리금융 민영화 작업이 새로운 국면에 진입한 모습이다. '흥행실패' 쪽으로 기울었던 시장 분위기도 '유효경쟁'으로 한발짝 다가선 모습이다. 하지만 과거 1·2차 매각 추진 당시의 대내외 변수가 여전하다는 점에서 '2010·2011 데자뷰일 뿐'이라는 관측이 현재까지는 우세하다.  

◇막강자본 KB금융, 입장 선회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그간 우리금융 인수합병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여왔던 어윤대 KB금융지주 회장은 전날 "정부가 어떻게 팔겠다는 계획을 내놓지 않았다. 계획이 나오고 기존 KB 주주의 이익이 극대화된다면 고려해 보겠다"고 밝혔다. 이는 정부의 매각조건에 따라 인수전 참여가 가능하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KB금융이 이처럼 입장을 선회한 것은 국내 은행권의 지각변동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올 초 하나금융은 외환은행을 인수하며 자산규모 351조로 KB금융(369조)을 턱 밑까지 추격한 상태다. 또 최근 새롭게 출범한 농협은행은 국내 최대점포를 자랑해온 국민은행을 네트워크에서 앞서고 있다. 

KB금융의 경우 지난 2006년까지 외환은행 인수를 통해 국내 '리딩뱅크' 입지를 확고히 한다는 계획이었지만 금융지주사 출범, 인력 구조조정 등을 거치며 자산확대보다 내실안정에 초점을 둬왔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외환은행이 하나금융과 한 식구가 됐고, 산은금융은 독자 생존을 위해 연내 IPO 절차에 착수했다. 농협 역시 사업구조 개편을 통해 본격적으로 은행권 경쟁대열에 합류했다. 현재로서는 우리금융만이 '매물'로 나온 상황이다. KB금융이 업계 1위를 확고히 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일 수 있다는 얘기다.

우리금융 매각에 정통한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시장이 재편되면서 KB금융이 자산규모 등에서 경쟁 금융지주에 따라잡히고 있다"며 "KB금융 경영진 사이에서는 하나금융과 마찬가지로 M&A를 통한 성장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자칫 불거질 수 있는 특혜논란과 금융권 노조의 반발 등 장애물 역시 만만치 않다는 점이 예측을 어렵게 하고 있다.

◇ 2~3곳 사모펀드 참여 가능성 

우리금융 매각의 현실화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는 데는 최근 가시화되고 있는 PEF 등의 움직임도 한 몫 하고 있다. 최근 김석동 금융위원장은 사모펀드에 매각하는 방안도 배제하지 않겠다는 의중을 밝혔다.

이에 금융권 일각에서는 지난해 2차 매각 당시 인수전 참여 의사를 밝혔던 MBK파트너스와 보고펀드, 티스톤 등 3곳이 3차 매각에 참여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지난해의 경우 MBK파트너스 한 곳만이 제안서를 제출하면서 무산됐지만 당시의 경우 '흥행실패'로 분위기가 기울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현재까지는 지난해 단독으로 입찰에 참여했던 MBK파트너스가 유력 참여 후보군으로 꼽히고 있다. 보고펀드와 4조원의 인수자금을 마련하고도 국내 투자자본 비율 문제로 참여를 포기했던 티스톤파트너스도 검토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우리금융의 옛 경영진들이 PEF를 구성해 우리금융 인수를 추진할 계획이라는 소식도 전해지고 있다. 해당 PEF는 '키스톤 프라이빗에쿼티'로 이덕훈 전 우리은행장이 회장을 맡고, 김정한 전 우리금융 전무가 대표이사로 등재돼 있다.

공적자금관리위원회 관계자도 "PEF컨소시엄에도 자금 조성에서부터 국내 금융산업 발전, 인수 이후 운영계획 등을 꼼꼼히 살펴본 뒤 문제가 없다면 우선협상자 지위를 줘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공자위는 오는 7월27일 우리금융지주 매각에 대한 예비입찰제안서를 접수하고 우선협상대상자를 8~9월에 결정할 예정이다. 우선협상대상자가 정해지면 확인실사 및 협상을 거쳐 계약을 체결하고 금융위의 인가가 이뤄지면 민영화 작업이 완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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