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순환출자 해소 '막바지'…지배구조 변수는?
삼성, 순환출자 해소 '막바지'…지배구조 변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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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 삼성카드에 에버랜드 지분 처분 명령
지배구조 변화 無…계열분리, 형제소송은 '변수'

[서울파이낸스 윤동기자] 정부가 삼성그룹의 순환출자 고리를 끊기 위해 삼성카드가 보유하고 있는 에버랜드 지분을 처분하라고 명령했다. 하지만 에버랜드를 정점으로 하는 지배구조는 당분간 건재할 전망이다. 다만 전면에 나서기 시작한 3세대의 계열분리와 이맹희-이건희 회장의 형제소송이 지배구조에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17일 금융위원회는 삼성카드에게 5% 이상 보유하고 있는 삼성에버랜드 주식 9만1053주(3.64%)를 오는 8월16일까지 처분하라는 명령을 내렸다고 밝혔다. 이는 삼성카드가 금융기관이 비금융계열사 지분을 5% 이상 보유하지 못하도록 한 금융 산업의 구조개선에 관한 법률을 어기고 있기 때문이다.

만약 삼성카드가 8월16일까지 주식을 매각하지 못하면 매각할 때까지 3.64% 지분의 장부가액인 1659억원의 0.03%에 해당하는 4977만원의 이행강제금을 매일 적립해 금융위에 내야 한다. 그러나 삼성에버랜드가 삼성카드의 3.64% 지분을 자사주 매입형태로 인수하겠다고 밝히면서 삼성카드가 이행강제금을 물 가능성은 거의 없을 것으로 보인다.

2011년 9월말 기준. 출처 : IBK증권, 하이투자증권.
삼성에버랜드는 지난 2일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9만주 이상의 자사주 매입을 결정했으며 현재는 삼성카드를 비롯한 주주들에게 자기주식 양도신청 통지서를 보내고 있다. 실제 매입은 6월 중순 완료될 전망이다.

결국 오는 6월 이번 주식처분 명령이 완료되면 삼성에버랜드→삼성생명→삼성전자→삼성카드→삼성에버랜드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고리가 끊어지고 삼성에버랜드→삼성생명→삼성전자→삼성카드를 차례로 지배하는 단선형 구조로 변경된다.

하지만 당분간 삼성에버랜드를 정점으로 하는 삼성가의 지배구조에는 큰 변화가 없을 전망이다. 순환출자 전후를 막론하고 결국 삼성에버랜드가 삼성그룹의 지배구조의 정점에 놓이게 되는 구도이기 때문이다.

현재 삼성에버랜드는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이 25.1%의 지분으로 최대주주 자리를 확고히 하고 있다. 여기에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이서현 제일모직 부사장이 각각 8.4%에다가 이건희 삼성회장도 3.7%를 보유하고 있어 삼성가의 지분을 합치면 45.6%나 된다.

다만 일각에서는 삼성이 3세 경영 체제로 전환되면서 계열분리로 지배구조에 변화 움직임이 일어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이재용 사장과 이부진 사장 이서현 부사장 등이 각자 삼성그룹의 전자·금융부문과 호텔·레저부문, 패션·광고부문을 별도로 지배하는 구조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최근 불거진 이맹희 전 제일비료 회장이 이건희 회장을 상대로 제기한 상속소송도 지배구조를 흔들 수 있다. 이건희 회장이 소송에서 져 삼성생명 주식 824만주가 이맹희 전 회장에게 넘어갈 경우 삼성생명의 최대주주는 이건희 회장에서 삼성에버랜드로 바뀌게 된다.

이렇게 되면 삼성에버랜드는 보험지주회사가 되고 삼성생명은 그 자회사가 돼, 삼성생명은 비금융회사인 삼성전자의 지분 7.21%를 매각할 수밖에 없게 된다. 이 경우 그룹은 삼성에버랜드→삼성생명과 삼성전자→삼성카드 두 구조로 갈라진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삼성 3세 경영의 본질은 포스트 이건희 시대에 대비해 지배구조를 변화시키자는 것"이고 "한편 이맹희·이숙희가 재기한 삼성생명 주식반환 청구소송도 삼성의 지배구조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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