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는 김승유행장, '더 큰 금융인으로...'
떠나는 김승유행장, '더 큰 금융인으로...'
  • 김동희
  • 승인 2005.03.26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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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은행 김승유 행장이 28일 주주총회를 마지막으로 금융현장 일선에서 물러난다. 충청은행, 보람은행, 서울은행 등 대대적인 인수합병으로 하나은행을 선두 은행권으로 진입시킨 김승유 행장은 ‘하나은행=김승유 행장’이라는 등식이 성립할 만큼 오랜기간 하나은행과 동고동락했다.

김승유 행장은 “돌이켜 보면 거친풍파를 거치며 40년 금융인생을 걸어왔지만 좋은 일들만이 머리속을 스치고 지나간다”며 자신을 시대를 잘 타고난 ‘행운아’라고 지칭했다.

김행장은 30대이던 지난 80년 임원이 된 이후 거의 20년간 하나은행의 전신인 한국투자금융과 하나은행 경영자로 활동했으며 지난 97년 2월 하나은행장으로 취임해 8년 1개월간 은행장을 맡으며 은행경영을 진두 지휘해온 ‘행운아’였다.

그러나 그의 표현대로 단순한 ‘행운아’만은 아니었다. 김행장의 끊임없는 노력과 열정은 금융권에 정평이 나있다. 특히 행장 8년 동안 이룬 경영성적표는 이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김행장 취임이후 끊임없는 외형성장으로 취임초기 총자산 19조6천699억원의 하나은행은 91조9천274억원의 거대 은행으로 거듭나게 됐다. 아울러 주가도 3천540원에서 2만9천원으로 819%성장하는 놀라운 성장력을 보여줬다.

김 행장은 “원칙에 맞는 투명한 경영과 주인의식을 가진 직원들의 열정이 하나은행을 이렇게 성장시켰다”며 “은행이 설립된 이후 34년 연속 흑자배당을 실시해 주주가치를 극대화하려고 노력한 점도 회사발전에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이런 김행장에게도 좋은 일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그는 자신이 행장으로 재임하면서 2003년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말한다. 2003년 SK네트웍스의 대규모 분식회계 사건으로 주채권 은행이었던 하나은행에 큰 시련이었기 때문이다.

김 행장은 “SK사태로 은행이 소유한 골프회원권을 팔아야 했을 정도로 힘든 시기를 겪었다”며 “하지만 아픈 경험을 통해 많은 것을 배우고 공부할 수 있었다”고 회고했다.

그는 “지금까지 한국 금융 발전을 이끌어 온 전통을 이어가야 한다”며 “이를 위해서는 직원들에 대한 교육투자에 집중해 금융사관학교로 거듭나야 한다”고 강조하며 김종렬 후임 행장에게 인재 중심 경영을 이어나갈 것을 주문했다.

이어 “은행 연수비용을 지금보다 대폭 늘려 직원들이 훌륭한 금융인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며 자신도 인재 육성의 선봉에 설 것임을 다짐했다.

김승유 행장의 김종렬 신임 행장에 대한 신뢰도 각별하다. 김승유 행장은 “김종렬 신임행장은 합병과 지주회사 전환을 직접 진두 지휘하는 등 27년간 은행 최일선에서 일해왔다”면서 “김 신임 행장은 금융권 변화의 선두에 서왔던 하나은행의 전통을 이어나가는 데 최적임자”라며 두터운 신뢰를 드러냈다.

이제 김승유 행장은 당분간 하나은행의 이사회 의장으로 일선업무에서 물러나 잠시 쉬게 됐다. 김 행장은 “당분간 못읽던 책도 읽고 여행도 하며 여유를 좀 즐길 것”이라고 말해 못했던 여가를 누리고 싶은 기대감을 표현했다.

그러나 그를 아는 지인들은 주주총회이후 김승유행장의 지주사 전환움직임은 더욱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내다 보고 있다.

하나은행 고위 관계자는 “지주사 전환을 위한 행장님의 움직임은 이제부터 시작”이라며 “신한형 금융지주사를 뛰어넘는 금융지주사 구축을 위해 발로뛰며 해외사례를 모집하는 등 다양한 연구를 시작, 40년 금융현장의 일선에서 물러나게 되지만 세계 일류 금융인으로 우뚝 설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편, 김승유 행장은 미국으로 건너가 남가주대 경영대학원 졸업과 함께 한국투자금융의 창립 멤버로 입사해 증권부장, 영업부장, 상무이사 등을 거쳐 1989년 전무이사로 발탁됐다.

1991년 하나은행으로 전환된 뒤에도 줄곧 전무이사로 재직하다 1997년 행장으로 승진해 8년 1개월간 은행장으로서 재직하며 하나은행 발전의 일등공신으로 인정 받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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