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카드 수수료 체계, 34년만에 '확 바뀐다'
신용카드 수수료 체계, 34년만에 '확 바뀐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월 카드매출 5억 이상 대형가맹점 수수료율 0.01%p↑
1천만원~1억원 규모 가맹점 수수료율 큰폭 하락 0.8%p↓
슈퍼마켓, 편의점, 대형할인점 수수료율↑…"보완 필요"

[서울파이낸스 전종헌기자]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체계에 대한 전면적인 개편방안이 34년 만에 발표됐다. 특히, 가맹점 수수료의 산식을 세계 최초로 제시해 현재 무원칙적인 수수료체계에 객관적 기준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있다는 평가다.

26일 KDI, 금융연구원, 삼일PwC는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체계 개편방안'이라는 주제로 은행연합회 국제회의실에서 공청회를 개최하고 각계의 입장이 첨예하게 대립하는 사회적 핵심 현안인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의 현황을 점검하고 합리적인 개편방안을 모색했다. 

이날 KDI 강동수 거시·금융정책연구부장은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체계 개선방안' 발표를 통해 가맹점 수수료 산식을 제시했다. 수수료율을 구성하는 요인으로 기본수수료율, 부가서비스수수료율, 조정수수료율, 마진 등을 예로 들고 이중 기본수수료율은 건당고정비용을 평균거래금액으로 나눈 후 거래금액당 원가율(자금조달비용, 일반관리비, 대손비용, 마케팅비 등)을 합해 산출되는 방식이다.

건당고정비용에는 VAN프로세싱비 등 개별거래와 관련된 비용이 포함되며, 부가서비스수수료율에는 가맹점별 마케팅비용 등이 포함된다. 조정수수료율은 매출액, 거래건수 이외의 특성을 반영해 결정된다. 마진은 카드사의 일정 수준의 마진을 산입해 결정된다. 

◇수수료율 하락 가맹점 비율 75.5%

이 같은 산식을 바탕으로 올 1월 중 승인실적이 있는 약 168만개 가맹점 중에서 영세가맹점을 제외한 51만개 가맹점 중에서 무작위로 9964개 표본을 추출해 시뮬레이션을 해본 결과, 평균 수수료율이 2.09%에서 1.91%로 하락했으며 표준편차도 0.56%에서 0.14%로 하락했다. 또, 전체 가맹점 중 82.6%가 1.6~2.1% 수수료율에 위치했으며, 수수료율 상승 가맹점의 비율은 24.5%, 하락 가맹점의 비율은 75.5%로 나타났다.

매출규모와 상관없이 전반적으로 수수료율이 하락한다는 결과도 나왔다. 월 카드매출규모 1000만원~1억원 규모의 가맹점 수수료율의 하락이 평균 2.68%에서 1.88%로 0.80%p 하락해 두드러졌으며, 동 구간에서 수수료율이 상승하는 가맹점의 비율도 11.6%에 불과했다.

월 카드매출 5억원 이상 대형가맹점의 평균수수료율은 1.89%에서 1.90%로 소폭 상승한 가운데, 대형가맹점의 71.1%가 수수료율 인상을 경험하게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건당 평균결제금액이 작은 가맹점의 경우 수수료율 인상이 큰 것으로도 분석됐다. 건당 평균결제금액이 1만원 미만의 경우 2.42%에서 2.86%로 0.44%p 상승했으며, 건당 100만~200만원인 경우 2.96%에서 1.75%로 1.21%p 하락했다. 소액결제 가맹점의 경우 수수료율이 상승하는 원인은 총수수료 중 VAN수수료의 비중이 높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슈퍼마켓, 편의점 등 수수료율 상승

대부분의 업종에서 수수료율이 하락했지만 슈퍼마켓, 편의점, 대형할인점 등에서는 수수료율이 상승하는 결과를 나타내 이 부분에 대한 보완책 마련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됐다. 편의점의 경우 2.33%에서 2.76%로 0.43%p 상승했으며, 대형할인점은 1.66%에서 1.95%로 0.29%p 상승했다.

KDI 강동수 거시·금융정책연구부장은 "이 같은 수수료체계를 적용할 경우 대형가맹점은 수수료율 인상에 따른 반발이 예상되지만, 객관적인 기준을 반영하지 않은 채 현저히 낮은 수수료율을 요구하는 사례를 제도적으로 차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어 "개정 여전법에 따라 적용되는 영세가맹점 우대수수료율은 입법취지를 존중하되 개별 카드사의 여건을 고려해 우대수수료율을 설정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하며 "카드사의 최소원가를 고려하고 단일한 우대수수료율을 지정하기보다는 우대수수료율의 상한 또는 범위를 제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제시했다.

한편, 이날 공청회와 더불어 열린 토론회에는 김병주 서강대 명예교수의 사회로 김광기 중앙일보 선임기자, 김대식 한국금융학회 회장, 박창균 중앙대 교수, 서영경 서울YMCA 팀장, 오호석 직능경제인단체총연합회 회장, 조길종 전국소상공인단체연합회 연구소장, 조남희 금융소비자연맹 사무총장, 지동현 KB국민카드 부사장 등 금융 분야 전문가들이 참석했다.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