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B시장 금융업간 '격돌', "은행 전유물 아니다"
PB시장 금융업간 '격돌', "은행 전유물 아니다"
  • 전병윤
  • 승인 2005.03.19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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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아성에 증권-보험사 도전장.
수익성 검증안돼 특화로 승부.

거액 자산가를 위한 종합자산관리 시장인 프라이빗뱅킹(PB)이 금융업계 전체의 화두로 떠오른 지 오래. 하지만 전체 PB시장 판도는 여전히 은행들이 독점하다시피 장악하고 있으며 후발주자인 증권사와 보험사들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결과는 우리나라 금융구조 특성상 제도적 측면이나 조직 규모 차원에서 은행과 비교해 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 현실적인 측면이 가장 큰 원인이란 게 업계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우리나라 국민 모두가 이용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은행은 고객군에서 타 업종에 비해 우월적 지위를 갖고 있다. 게다가 증권, 보험 상품등 거의 모든 금융상품을 취급하기 때문에 실질적인 종합자산관업무가 가능하다.

이 때문에 은행들이 가장 적극적으로 PB지점을 개설하고 시장을 선점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외 전문가들도 지적하듯 PB시장이 아직 국내에선 초기단계이기 때문에 수익을 내기가 어려워 은행들조차도 손익분기점을 맞추기가 버거운 현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증권사와 보험사들이 PB시장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것은 미래 성장 잠재력에 투자하겠다는 의도 때문이다. 또 증권사와 보험사는 자신의 경쟁력을 발휘해 시장 점유율을 끌어 올릴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

◆은행에 증권·보험사 도전장
증권사들 중 PB에 가장 큰 자신감을 보이고 있는 삼성증권은 최근 4개 PB점포가 흑자를 기록해 처음으로 순이익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 때문에 삼성증권은 PB점포를 소 지점화로 운영해 나가면서 지점 확대와 고정비 절감을 통해 수익을 확보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다른 증권사들도 은행과 같은 독자 PB지점은 수익을 내기가 어렵다고 보고 우회전략을 마련했다. 기존 PB점포에다 증권 고유 업무인 브로커리지를 혼합한 점포전략으로 방향을 선회했다. 이는 안정적인 수익을 확보한 뒤 자산관리전문인력을 보강해 아웃바운드 영업을 강화해 나가기 위함이다. 이에 따라 최근 증권사들이 혼합형 PB점포를 확충하고 있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증권사들이 보험설계사와 같은 개념의 성과급 계약직을 허용해 줄 것을 정부에 건의하는 이유도 PB를 강화하기 위한 포석이다”며 “타 금융업권과 동등한 경쟁 환경만 확보된다면 생존력이 강한 증권업계가 빠르게 시장 점유율을 높일수 있을것”이라고 말했다.

보험업계도 대형 생명보험사를 위주로 특화된 PB시장을 개척해 나가고 있다. 삼성·교보·대한생명, 이른바 생보사 빅3가 재정설계전문가를 통한 라이프 플래닝으로 공략해 나가고 있다.

보험사의 PB영업은 보험설계사들로부터 소개받은 고객을 대상으로 자산관리, 상속, 증여, 은퇴, 교육, 부동산 등에 관한 종합적인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생보사 한 관계자는 “보험사 PB고객들은 고액 월납 보험료 납입자를 대상으로 선정하며 보통 월납보험료 500만원이상이 PB고객으로 선정하고 있다”며 “증권사들이 리스크 테이킹에 강점을 갖고 있다면 보험사는 인생 전 부분에 대해 재무설계를 해주는 라이프 플래닝으로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화된 전략으로 승부
업권별 PB시장을 들여다보면 은행들은 국내은행과 외국계은행이, 증권사들은 금융지주계열사와 전업증권사가 PB시장을 놓고 경쟁하고 있으며, 보험사는 대형생보사 간 PB시장을 놓고 한판 승부를 벌이고 있다.

국내은행들은 씨티, SCB, HSBC 등 외국계은행과 사활을 건 한판 승부를 준비하고 있다. 외국계은행은 투자 상품에 대한 철저한 분석을 기초로 고객 성향에 따라 맞춤식 투자상품을 제공하고 있다. 따라서 국내은행들도 PB의 외형적 증대보다 직원 교육이나 PB점포의 지역 고객군에 따라 차별화된 영업방식을 전개해 나간다는 복안이다.

은행 PB의 한 관계자는 “은행들은 타 업종간 경쟁보다 현재로선 외국계은행과의 싸움에 혈안이 되어 있다”며 “올 250조에서 300조원으로 추정되는 PB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전문적이고 좀더 세분화된 고객을 대상으로 맞춤형 토탈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데 역점을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증권사는 금융지주사 계열 증권사인 굿모닝신한증권이 신한금융지주 PB센터인 ‘신한PRIVATE BANK’를 통해 은행과 연계 영업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굿모닝신한증권은 PB지점 내에 증권파트가 입점해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 한화증권은 기존 금융자산 10억원 고객을 대상으로 하던 PB영업에서 1억원으로 하향조정하고 PB지점도 브로커리지와 50:50으로 혼합하는 등 우회전략으로 승부하며 있다.

이와 같이 증권사와 보험사가 은행이 장악하고 있는 PB시장의 아성을 넘기 위해 도전장을 냈으나 현실적 한계를 과연 넘어설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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