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업계 '공인 인증제 연기하라'
증권업계 '공인 인증제 연기하라'
  • 서울금융신문사
  • 승인 2003.02.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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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그램 오류, 인증 버전 조율등 문제 많아
안정화 기간 필요 요구에 감독당국·증전 묵묵부답

모든 사이버 고객들의 공인인증서 의무 가입 시기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최근 증권업계에서는 인증 프로그램과 관련, 프로그램 오류 등 여러 문제점들이 속속 제기되고 있다. 이에 따라 ‘억지 시행’ 후 불어닥칠 ‘후폭풍’에 대한 증권업계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공인인증제 시행을 연기해야 한다는 주장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24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현재 증권전산에서 제공하는 공인인증 프로그램에 몇 가지 심각한 문제점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그 대표적인 예는 발급절차 과정 중 중간에 취소하고 나온 경우에 대한 것. 일반적으로 이런 경우 발급신청 내용은 자동적으로 폐기 처분돼야 하지만 현재 증권전산 인증 프로그램은 이를 이미 발급받은 것으로 인식, 추후에 이 신청인이 다시 발급 받고자 할 때 신규발급이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도 이런 문제로 불편을 겪고 있는 고객이 상당해 각 증권사 고객센터로 이에 대한 민원이 폭주하고 있다. 지난해 12월부터 시범적으로 공인인증 서비스를 시작한 한 증권사의 경우 ‘발급절차 과정 중 취소하고 나온 경우’에 대한 민원이 전체 콜의 15%, 공인인증 관련 접수 건의 80%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 증권사 전산담당 관계자는 “인증 재발급 문제들이 계속 발생해 한 달 동안 자체 수정작업을 벌였지만 근본적으로 해결된 것은 아니다”고 우려했다.

이와 함께 각 증권사마다 인증 버전이 다른 점도 공인 인증과 관련해 주요 우려 사항으로 지적되고 있다. 즉, 증권전산이 각 증권사별로 제공하는 인증 프로그램이 서로 달라 업종별 상호연동은 차치하고 증권사간 연동도 거의 불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연동문제는 거래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으로 프로그램 오류나 지연 등이 지속적으로 발생할 경우 고객과 증권사간 분쟁이 생길 수도 있어 조속히 해결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각 증권사 전산 담당자들은 이달 초 금감원에 이런 내용을 보고하고 문제점이 시정 혹은 해결될 때까지 시행 연기를 요청했으나 시행일이 당장 일주일 앞으로 임박한 지금까지 금감원과 증권전산은 이에 대해 묵묵부답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요즘 접속 폭주로 인한 서버 다운이 문제의 핵인 것처럼 얘기하지만 오히려 문제는 발급과정 그리고 인증서 이용과정에서 생기는 오류”라며 “이런 상태로 그대로 시행될 경우 증권사에 이와 관련한 민원이 폭주할 것은 불 보듯 뻔하기 때문에 시행을 늦추고 안정화 기간을 가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증권전산은 증권업계의 이 같은 우려에 대해 오류 사항을 모두 수정했기 때문에 3월 인증실시에 무리가 없다고 반박하고 있다. 증권전산 관계자는 “증권사별 인증 버전이 다른 것은 증권사 클라이언트 버전과 종류가 모두 다르기 때문이고 이미 이를 해결할 통합버전을 개발, 공급했기 때문에 문제가 없으며 인증발급 문제도 이미 해결됐다”고 업계의 공인인증제 연기 주장을 일축했다.
임상연 정혜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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