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벽두 금융권 인사태풍 '시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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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증권업계 '줄줄이'…상반기 '진통' 불가피

[서울파이낸스 이종용 양종곤 채선희 서미선기자] 금융권이 연초 인사태풍으로 진통을 겪고 있다.

한국은행이 전례없는 '물갈이'를 예고하고 있는 가운데 증권업계에서는 금융투자협회장 선출을 둘러싼 이전투구가 치열하다. 은행권도 인사시즌에 돌입한 가운데 조만간 임원급 인사를 마무리짓는다는 계획이다.  

◇한은 금통위원 공석 '논란'

지난 한해동안 치솟는 물가에 고심이 많았던 한국은행은 인사문제로 골머리를 썩고 있다. 한은법 개정으로 전례 없는 대규모 조직 개편을 단행한 한은은 내달 전체 인사와 4월 고위직 인사가 줄줄이 예정돼 있다.

최근 한은은 금융안정분석국을 확대, 개편하고 거시건전성분석국을 신설한 바 있다. 현재 26개 국·실을 24개로 줄이고 195개의 팀 중 20개 팀을 감축하기 때문에 치열한 자리다툼이 불가피하다.

특히 4월까지 고위직의 물갈이 인사가 예정돼 있다. 금통위 의장(한은 총재)을 뺀 6명 가운데 이주열 부총재와 김대식 위원, 최도성 위원, 강명헌 위원 등 4명의 금통위원 임기가 끝난다. 

무려 21개월 가량 공석으로 있는 금통위원석까지 포함하면 다섯자리가 공석으로 남게된다. 올해까지 금통위원 한자리가 공석으로 유지될 경우 논란이 재현될 가능성이 크다.

그동안 한은 안팎에서는 법적으로 7명이 돼야 하는 금통위가 2년 가까이 비대칭적으로 운영되면서 통화정책 결정과정에서의 '견제와 균형' 원리가 제대로 작동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정부의 의중이 문젠데 상반기까지 금통위원 7석이 채워질지는 '미지수'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김중수 한은 총재도 1월 기준금리 결정 직후 가지간담회에서 "계속 충원 노력이 이뤄지고 있다"며 원론적인 입장만 되풀이 했다. 

한은 고위관계자도 "오는 4월까지 4명의 금통위원 자리가 공석이 된다"면서 "한은 내부에서도 한번에 채워지기는 힘들지 않겠느냐는 인식이 많다"고 귀띔했다.

◇금투협 후보 낙선운동 '뒤숭숭'

증권업계에서는 금융투자협회장 선출 과정에서 적잖은 잡음이 새어나고 있다. 

현재 전현직 증권사 사장들로 구성된 총 6명의 후보가 차기 회장직에 도전했다. 김성태 전 KDB대우증권 사장, 최경수 현대증권 사장, 박종수 전 우리투자증권 사장, 유흥수 LIG투자증권 사장, 전상일 동양증권 부회장, 정의동 전 골든브릿지투자증권 회장 등이다.

금투협회장 선거는 현재 후보등록이 끝났으며, 오는 26일 새로운 회장이 선출될 예정이다.

하지만 일부 회원사 노조를 중심으로 한 후보낙선 운동이 복병으로 등장했다. 최근 금융투자협회, 현대, 우리투자증권 노조는 기자회견을 열고 현재 금투협 회장 선거 방식과 특정 후보 3명의 사퇴를 촉구하기도 했다.

이연임 금투협 위원장은 "금융투자업계 노조의 의사표명은 당연하다"며 "후보사퇴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다른 증권사 노조와 연대 대응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이 외에도 증권업계에서는 한국거래소 등 유관기관을 비롯해 대우·우리투자·한국투자·대신·미래에셋·동양·교보·신한금융투자 등 올해 30여명에 가까운 최고경영자 임기가 만료됨에 따라 대대적인 인사태풍이 예고돼 있다. 

특히 대형 증권사 CEO들의 연임 여부에 업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미 지난해 말 삼성증권 사장이 교체된 바 있으며, 각 증권사 사장들의 재신임 여부는 올해 주주총회를 통해 결정될 예정이다.

◇ 은행권 인사 마무리 국면

은행권의 경우 국민, 우리, 기업 등 주요 은행들이 임직원 인사를 마무리한 가운데, 신한은행, 산업은행 등 일부 은행들이 인사발표를 앞두고 있다.

특히 산업은행은 연내 기업공개(IPO)를 목표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또 신한은행은 지주사 차원의 매트릭스 체제 도입을 앞두고 있다는 점에서 인사폭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산업은행은 다음주 중후반에 부서장급과 임원급 인사를 각각 단행할 예정이다. 강만수 산업은행장 겸 산은금융지주 회장의 인사지론에 따라 '안정적 인사'가 예상된다.

강만수 회장은 "업무효율성을 제고하고 지속적으로 조직성과에 기여해 온 직원을 중용하겠다"며 파격인사는 지양하겠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최근 선정된 산은지주 최고재무책임자(CFO)와 집행임원 3명도 '예측 가능한 인사'였다는 게 내부 평가다.

신한은행의 경우 이달 말 부서장급 인사에 이어 내달 초 임원급 인사를 앞두고 있다. 올해부터 신한지주의 매트릭스 체제가 본격 가동된다는 점에서 이번 신한은행 인사도 지주사의 경영전략과 맥을 같이할 것으로 예상된다.

오는 2월 말 임기가 끝나는 임원은 이동대 기업부문 부행장, 오세일 IB그룹 부행장, 조용병 리테일부문 부행장, 문종복 리스크관리그룹 부행장 등 4명이다.

현재 매트릭스 조직 개편을 통한 WM부문장에는 위성호 부행장이 맡고, CIB 부문장에는 오 부행장이 담당할 예정이다. 후임은 지주사의 자회사경영관리위원회 추천 등을 거쳐 선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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